비만은 유전자의 결함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밝혀져
비만치료에 새장을 열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스테픈 오레일리 교수팀은 "렙틴"이란 단백질
호르몬에 반응하는 유전자의 변이가 비만을 초래하는 주요원인이란 점을
입증, 네이처지 최근호에 발표했다.

렙틴이란 호르몬과 관련 유전자는 3년전 미국 록펠러대학 제프리
프리드맨 교수팀의 생쥐실험에 의해 알려졌지만 사람과 관련해서도 동일한
유전자적 관계가 작용한다는 점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렙틴은 지방조직 속의 세포에 의해 만들어져
피를 통해 호르몬중추인 시상하부를 자극, 칼로리를 소모하거나 보충토록
한다는 것이다.

즉 뇌는 렙틴을 통해 몸속 지방의 양을 파악한다.

렙틴이 많아지면 지방이 많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과다한 양의 렙틴은 시상하부를 자극, 뉴로펩타이드Y라는 식욕증진
신경전달물질의 생산을 억제한다.

반대로 렙틴이 부족하면 허기지게해 지방을 정상상태로 유지하게 만든다.

그런데 유전자의 결함에 의해 렙틴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을 경우 뇌는
몸속 지방의 양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게 된다.

유전자의 결함으로 렙틴이 실제상태와는 다르게 과소분비될 경우 과다한
음식섭취를 유도, 뚱보를 만든다는 것이다.

오레일리 교수팀은 지방질이 체중의 54%에 달하는 2명의 비만아동에
대한 임상실험 결과 이같은 사실을 입증했다.

인체의 비만조절기구는 그러나 렙틴 시상하부 뉴로펩타이드Y 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MSH라는 호르몬도 렙틴에 의해 조절된다.

이 호르몬은 뉴로펩타이드Y의 기능과는 정반대로 식욕을 떨어뜨리고
활동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대부분의 뚱보들이 렙틴을 정상적으로 생산하고 있지만 이번
연구결과 밝혀진 렙틴 시상하부 뉴로펩타이드Y의 상호관계와 MSH의
기능은 비만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