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수펀드 장세"는 실족하고 마는가.

이달초만 해도 외수펀드가 잇따라 설정돼 이들의 매수세가 시장을 끌어가리
라는 기대감에 부풀었으나 주요 블루칩이 한결같이 슬금슬금 꼬리를 내리자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다.

외수펀드를 다루는 주요 투신사의 경우 최근 2~3일간은 소강상태를 보이는
상황이다.

이미 설정된 펀드의 경우 주식매수 가능규모의 절반정도를 사들였으며
추가설정이나 추가매수는 다음주에 계속될 예정이다.

외수펀드의 주요타깃은 외국인간 장외거래에서 높은 프리미엄이 붙은 우량
종목과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로 집약된다.

한국투자신탁은 현재 1억5천만달러(주식편입비율은 70%)가 설정돼 이중
매수가능물량의 절반수준인 약 5천만달러(약 4백50억원)어치를 사들인 상태.

나머지 물량과 추가로 설정될 1억8천만달러에 대해선 주가추이를 보아가며
편입할 방침(김석규 팀장)이다.

대한투자신탁의 경우에도 이미 설정된 1억달러중 절반수준의 편입을 마쳤고
8일 설정된 5천만달러와 다음주에 설정될 5천만달러에 대해선 다음주부터
단계적으로 사들일 예정(김인기 팀장)이다.

국민투자신탁증권은 5월말에 설정된 1억달러에 대해선 모두 편입을 끝냈으며
다음주에 설정될 예정인 1억6천만달러의 경우 조기에 절반정도를 편입하고
나머지는 단계적으로 사들인다는 입장(강면욱 팀장)이다.

이들은 또 "기관과 일반인들의 선취매 물량이 흘러나와 관련종목들이 약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며 한차례 조정을 거치고나면 추가매수세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주가도 차츰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시장을 요리하지 못하고 있는 기관에 대해 일반투자자들
이 얼마나 믿어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손희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