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협상시한으로 제시한 8일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파업이
단행될지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조합원투표를 거친 두 노조의
파업결의만으로도 불쾌하고 짜증스럽기 그지없다.
해마다 파업위협을 되풀이해왔고 올들어서만도 이미 한차례 파업(노동법
개정관련)을 벌인 지하철노조, 이번에 또 파업을 들고 나오면서 시민들의
반응을 생각이나 해봤는지 의문이다.
4일부터 또 요금이 올랐지만 서비스개선 조짐은 찾아보기 어려워 가뜩이나
불만스러운데 무슨 낯으로 파업운운 한단 말인지,우리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하철 서비스부실에 대한 책임이 지하철공사 경영층에만 있는 것이 결코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그런 느낌을 갖는다.
단전으로 인한 전동차 운행중단사고가 끊이지 않아 시민들이 수없이
불편을 겪고있는 가운데 3일 오후에는 시청역에서 불이나 지하철을
이용하려던 승객들이 긴급대피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시청역에서 내리려던 승객들은 서울역 등에서 내려 버스로 환승해야했고
유독가스와 연기로 퇴근길 시민들도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바로 이런 사고가 난 날, 서비스는 엉망인데 또 값을 올리기로한 하루전에
파업을 들고나온 지하철노조는 시민들을 의식이나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권리"를 주장하기에 앞서 자신들의 책무를 다했는지 되돌아보는 최소한의
양식이나 노력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는 시민들로부터, 주장의 옳고
그름에 앞서 시기적인 선택만으로도 "전략"부재를 드러냈다는 점에서는
조합원들로부터 지하철노조지도부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우리는 현재 진행중인 지하철노사간 단체협약및 임금협상에서도 노조쪽
주장에 공감하기 어려운 대목이 적지 않다.
우선 임금인상요구만 해도 그렇다.
당초 노조측이 제시한 27.7%는 물론 수정제시한 21.9%도 과연 합당한
수준인지 의문이다.
여기에 <>주당 근로시간 44시간을 40시간으로 단축 <>야간할증률인상
(0.61 -> 0.84)<>휴일근무할증률 84%추가 <>연차휴가 2일추가및 평균임금
적용 <>상품권 연20만원지급 <>사내복지기금 1백억원출연 등을 포함할
경우 더욱 그렇다.
직원이면 의무적으로 노조에 가입해야 하는 유니언숍 제도채택, 노사동수
인사위원회설치, 노조전임자증원 등이 과연 타당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서울 지하철공사 임금 및 단체협약문제는 현재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가 진행중인 사안이다.
조정기간중 쟁의행위는 법으로 금지돼 있고 조정이 성립되지 않더라도
중앙노동위 중재에 회부될 것이 확실한 시안이기도 하다.
법률적으로 파업은 불가능하게 돼있는 셈이다.
바로 그런 문제인데도 ''9일 파업돌입''을 선언했다는 점은 우리는 특히
우려한다.
지하철노조가 좀더 사려깊게 행동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