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만 키우면 기반이 부실해지고 품질에만 매달리면 회사가 옹색해
집니다.

양쪽을 균형있게 발전시켜야 일류회사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 차세대 문짝인 SMC(sheet moulding compound)도어사업에 신규 진출해
사업영역을 넓힌 포스코켐의 염태섭(59)사장의 "사업다각화론"이다.

염사장은 최근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질에만 집착하는 기업이 많다며
"고용창출 기능을 유지하면서 견실한 성장을 하려면 일정 수준의 규모
증대는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MC도어사업도 소재사업 중심의 구조를 가공사업과 적절히 조화시키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켐은 지난 74년 제철화학이란 이름으로 설립된 석탄화학업체.

89년부터 포철이 운영하다 95년 10월 거평그룹에 인수됐다.

지난해에는 극심한 불황속에서도 흑자기조를 유지, 거평그룹내에서 뿐만
아니라 화학업계에서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종업원들을 해고의 불안없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게 만들어준 것이
비결"이라는 염사장은 거평에 피인수되는데 강한 불만을 표시한 간부사원들을
끌어안은 것이 특히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인수초기에 거평인수팀의 실사를 "대자보"로 반대했던 부장들을 중용해
일을 맡긴 것이 조기경영정상화의 비결이었다는 설명이다.

이제 민간기업체질이 잡힌 만큼 하반기엔 회사명을 거평제철화학으로
바꾸는 등 그룹문화와의 본격적인 접목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염사장은 해운항만청장을 역임한 경제관료 출신.

나승렬 그룹회장이 퇴직 후 강단에 서있던 그를 거평유통고문으로
스카우트했다.

그는 지난 95년말부터 포스코켐과 거평화학의 경영을 맡아왔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