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 합병의 성공 전략 ]]]

정광선 < 중앙대 경영대학장 >

은행들은 합병을 고려하기 전에 내부적인 경영혁신을 통해 가치극대화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합병은 이러한 노력이 더 이상의 성과를 거둘수 없을때
택하는 최후의 전략수단이어야 한다.

우리나라 은행들이 안고 있는 과잉인력 등의 문제를 합병을 통해 해결하려는
자세는 옳지 않다.

합병후의 조직통합, 점포망 정리는 추가적 인력감축 필요성을 제기할 것이며
이의 해결만도 전조직원에게 엄청난 고통을 줄 것이다.

합병과 같은 조직변혁에는 경영진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모든 이해당사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이들을 설득하여 최단기간내에
통합에 따르는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고객의 불편을 해소할수 있어야 한다.

두개의 은행이 동일한 위치에서 협상을 통하여 결합하는 대등합병에서는
양경영진의 상호신뢰와 우호적 관계가 전제되지 않으면 합병조건과 통합
과정에 대한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최근 국제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대형화 합병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초대형 상업은행, 증권사, 머천트뱅크가 할거하고 있는 국제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은행이 국내영업을 주로하고 있는 은행들간의 단순합병을
통해서 쉽게 탄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대형화는 분명히 전문인력 확보 및 국제금융 하부구조의 구축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를 가능하게 해준다.

다만 대형화 자체가 자동적으로 국제업무능력을 향상시켜주지는 않기 때문에
이 분야에 특화할 전략을 가진 은행들간의 합병이 바람직하다.

우리나라에서 은행합병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가운데 하나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동일한 업무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기능보완에 의한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들고 통합과정에서 많은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이 사실이지만 가능한 한 상호보완적인 합병이
되도록 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