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명건 < 세종대 이사장 >

새로운 1천년대를 눈앞에 둔 지금 민족국가라는 절대적 존재가 종말을
맞이한다면.

이런 엄청난 세계질서의 대변혁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 책은 민족국가의 종말과 새로운 지역국가의 등장으로 세계의 모습이
어떻게 변화될 지에 대한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현재 민족국가들은 천재지변에 의한 재앙,핵무기 등을 방지하기만 하면
자신들의 권위나 정통성에 도전받는 일은 없을 것이며 또한 이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20세기를 이끌어 왔던 민족국가는 더이상 실질적 경제활동의
주체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점차 국경이 무너지고 지금까지 국가단위로 누렸던 이익은 쇠퇴일로를
치닫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자본 기업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등 그동안 민족국가가 가지고 있던
경제적 힘들을 빼앗김으로써 민족국가는 종말을 맞게 되고 그 대신
자연발생적 경제단위를 형성하는 지역국가가 21세기를 주도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역국가는 작게는 수백만에서 크게는 수천만에 달하는 인접국가의
경제단위들이 국경을 초월하여 투자유치 자원배분및 기업경영을 함으로써
비효율적 민족국가보다 민첩하게 상황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정보가 즉각 전세계에 확산되고 자본과 기술이 자유롭게 이동되는 오늘날
어떤 민족국가라도 이를 규제할 수 없으므로 지역국가는 급변하는 세계화
추세속에서 민족국가가 생존하기 위한 유일한 대안이다.

이러한 세계의 흐름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어떠한 민족국가라도 경쟁에서
뒤지게 될 것이므로 오히려 지역국가의 자율성을 북돋움으로써 이를 발전의
견인차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국경이 사라지는 시대에 각국 정부가 수행해야 할 역할과 기업의
대응방안을 제시해 주고 있어 정보화시대를 맞이한 우리 경제계에 커다란
시사점을 주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