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기관에서의 VAR 활용 ]

- 조성효 < 장기신용은행 금융공학팀장 >

VAR(Value-At-Risk)는 금융기관이 안고 있는 시장위험을 측정하는 새로운
기법이다.

이 기법은 투자금액의 크기나 BPV(Basis Point Value)를 리스크의 측정
기준으로 사용하는 기존 방법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어 선진국에서 금융
기관을 중심으로 급속히 그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금융기관에 있어 자기자본의 역할은 "리스크에 따른 손실가능성에 대비한
비상금"이라고 할 수 있으며 BIS자기자본규제의 기본취지 역시 리스크가 큰
자산 또는 거래일수록 더 많은 자기자본 보유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정된 자기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주주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진 금융기관에서는 리스크를 수반하는 모든 영업에 대해 리스크의 크
기에 따라 자기자본(비상금)을 배분하고 배분된 자기자본에 대해 얼마만큼의
수익을 올리는가를 평가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다.

VAR는 시장위험을 측정하는 진보된 개념이지만 국내 금융기관이 실제로
활용하는데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

우선 사용되는 VAR계산기법에 따라 VAR값이 달라진다는 점과 모수
(Parameter)의 안정성 문제 및 계산시 사용된 가정의 현실성 등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실제로 VAR를 계산할 때 필요한 현금흐름의 분해
(Mapping), 보유기간의 설정, 안정된 데이터 확보 등에도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그러나 국내 금융기관이 VAR를 활용하려고 할 때 더 주의해야 할 것은
실제로 대다수 금융기관이-트레이딩 부문조차도-VAR개념에 의해 리스크
관리를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여건 및 운용형태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VAR는 예기치 못한 손실로 인해 포지션을 즉시 청산하려고 할 때 청산
과정에서 입을 수 있는 손실규모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싯가평가가 도입되지 않아 평가손이 발생할 경우 주식을 마음대로
매도할 수 없다면 VAR에 의한 리스크관리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VAR는 트레이딩부문의 시장위험관리에 유용한 개념이다.

그러나 국내 금융기관은 VAR 활용을 논하기 전에 기본적인 리스크관리의
원칙이 제대로 준수되고 있는지를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파생상품 도입과 함께 날로 어려워지는 리스크관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경험과 실력을 갖춘 유능한 직원이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트레이더만 선호하고 리스크 관리자가 되기를 기피하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