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회 아스트라컵 한국프로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최경주는 지난해에
비해 분명 거리가 늘었다.

뒷바람이라도 불면 3백20야드는 나가고 안나가도 2백80야드는 기본이라는
게 본인 얘기.

그 원인에 대해 최경주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지난해까지는 컨트롤샷이라 해서 톡톡 쳤어요.

정확한 게 최고라는 생각이 날 지배한 거죠.

그런데 올초 조니워커클래식에 참가하면서 보니까 외국유명프로들과도
겨뤄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들은 분명 나보다 몇수 위였지만 쇼트게임만 보강하면 나도 할만하다는
판단이 든 것이죠.

그 때 깨달은 게 있어요.

나도 내 게임, 내 골프를 쳐야 되겠다는 생각이었죠.

스윙만해도 컨트롤위주로 작게 칠 게 아니라 최대한 몸을 꼬아서 최대한
날리고 정확도도 최대한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퍼터길이도 과감하게 31인치로 잘랐습니다.

난 처음엔 35인치까지 썼었어요.

짧은 퍼터가 편했지만 모두들 33인치정도응 쓰니까 나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외국프로들을 보니까 신장이 1백80cm가 넘는 선수들도 31인치를
쓰더라구요.

퍼터 길이가 짧아지니까 손목 꺾임도 덜하고 아주 좋아요"

그의 얘기는 이제 자신의 골프, 자신만의 게임을 한다는 의미이다.

선입관에서 벗어나 멀고도 곧게 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퍼터도 아주 짧게 자른 것.

거리증가는 그같은 자신감, 확신의 소산이다.

그의 얘기는 선입관으로 인해 골프를 스스로 제한하는 뭇골퍼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