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노조로 평가받고 있는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회사의 경영난 타개를
위한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올해 임금협상을 회사측에 일임키로 했다.

이재승 기아자동차 노조위원장은 25일 "집행부가 올해 임금협상을
회사측에 일임키로 했다"고 밝혔다.

기아자동차노조는 26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이같은 결의안을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치기로 했으나 조합원 대부분이 회사의 경영위기에 깊은
공감대를 갖고 있어 집행부 결의가 그대로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위원장은 "경영의 잘못은 경영층에게 반드시 묻겠다"며 "그러나 삼성
보고서 파문 등 외부의 악성루머에 따른 자금난으로 회사가 더욱 어려워진
만큼 노조도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적극 동참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의 결의에 따라 아시아자동차 등 다른 기아그룹 계열사 노조도
올해 노사협상을 회사측에 일임할 가능성이 커졌다.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은 민주노총과 자동차노동조합연맹의 핵심 세력인데다
경인지역 노동운동을 주도해와 임금협상을 회사측에 일임할 경우 올해
산업계 전반의 임금 및 단체협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김정호.정종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