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의 이번 식별번호 개편계획은 통신사업자의 증가에 대응한
것으로 사업자가 늘어나면서 번호자원 수요가 늘어나고 번호가 경쟁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함에 따라 한정된 번호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공정경쟁환경을 정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있다.

서영길 정보통신지원국장은 "수백개의 통신사업자가 경쟁할수 있는
번호자원을 확보해 공정경쟁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이용자의 편익을 높일수
있는데 촛점을 맞춰 번호체계 개편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사업자간 공통식별번호를 도입하고 경쟁사업자간 같은 자리수의 식별번호를
준 것등이 대표적인 대목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전체 번호자리수를 10자리로 통일키로 한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특수번호는 이용자 편의를 높이면서도 숫자를 줄이는 방향으로 개편키로
했다.

전화번화안내와 같이 목적이 같은 서비스는 모든 사업자가 공동으로
사용하고 112(범죄신고)등 긴급신고용이나 인지도가 높은 것을 제외하고는
4자리로 확장하기로 했다.

125(밀수신고) 127(마약신고)등 성격이 비슷한 신고전화는 통합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계획 가운데 시내전화 경쟁의 기본여건인 번호이동성이
확보되지 않아 공정경쟁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번호이동성은 전화회사를 바꿔서 가입해도 기존 번호를 그대로 쓸수
있는 것.

전화회사를 옮길때마다 번호가 바뀌면 가입자가 회사를 선뜻 옮기지 않아
신규사업자의 가입자 확보가 어려울 것이므로 번호이동성 제공계획이 함께
마련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대해 정통부는 번호이동성은 장기적으로 보장할 계획이지만 현재
기술적으로 어렵고 일부 교환기를 교체해야 하는등 막대한 비용이 들어
현단계에서는 도입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시외전화 지역번호 광역화계획을 또다시 연기한 것도 문제로 손꼽힌다.

강봉균 정보통신부장관은 올해초 "상반기중에 시행방안을 마련할 것"
이라고 밝혔으나 이를 지키지 못하게 됐다.

정통부는 광역화방안 결정을 연기한 이유를 <>전체가입자의 40%이상의
번호가 바뀌 막대한 비용과 상당한 기간의 홍보가 필요하고 <>통화권과
요금권이 달라 지역번호를 누르지 않는경우에도 시외전화요금을 내는 현상에
대한 이용자의 불만이 나올수 있는데다 <>시외교환망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점등을 들었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가 하루아침에 불거진 것이 아니란 점에서 또다시
연기한 이유로는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지역번호를 광역화방법으로는 현재 1백44개인 통화권을 중부권(02)와
남부권(05)의 2개, 수도권 강원 충청 전라 경상등 광역도단위의 5개로
통합하는 방안이 집중 검토되고 있다.

이경우 지역번호는 2-4자리에서 2자리로 줄고 가입자번호는 모두 8자리가
된다.

한국통신이 제안했던 광역시및 도단위의 15개권으로 통합해 지역번호를
서울 2자리, 기타 3자리로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메리트가
적어 채택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건수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