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은 일본 통신 의료장비 건설 금융등 4개부문의 시장 개방에
합의했다고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19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서방 정상회담 참석차 덴버에 온 클린턴 대통령은 리틀턴 소재 국립
디지털 TV센터 연설에서 "오늘 아침 통신 및 의료장비 부문에서 일본과
시장 개방 절차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번 합의가 통신 및 의료장비 등에서 대일 수출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대일 수출이 일본과 교역 협정을 맺은 20개 분야에서 지난
4년 동안 85% 이상 증가했다"며 "대일 수출을 계속 늘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하시모토 류타로 일본 총리는 클린턴과 회동한 후 미국측이
끈질기게 요구해온 수출의 수치 목표를 허용키로 양보했느냐는 질문에
"감시받을 생각이 전혀 없으며 규제 완화는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답변해 이번 합의의 의미를 격하시켰다.

미국의 무역 적자는 지난 4월 84억달러로 전년동기보다 7.8% 늘었으며
이중 대일 적자는 무려 48억달러로 96년 10월(49억달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미.일 양국은 지난 4월 이후 답보 상태에 빠져온 항공협상을 다음달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양측 운수 관계자들이 밝혔다.

미국은 그간 민간항공시장의 전면 개방을 요구해온데 반해 일본은 자국
항공사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키 위해 구 쌍무조약을 손질하는데만 관심을
보여 왔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