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대표적인 향토기업인 태화쇼핑이 지방상권공략에 나선 서울의
대형유통업체들에 밀려 맥없이 무너지면서 대구 광주 대전등 지방 대도시의
토착 유통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지방 유통업체들은 대응책을 서둘러 시행하지 않을 경우 태화쇼핑처럼
난관에 봉착할 것이란 판단아래 목좋은 곳을 미리 차지하는 입지선점전략과
다점포화, 업태다각화를 서두르고 있다.

동아 대구등 대구지역 백화점들은 서울에서 내려오는 유통업체들의 길목
차단을 서두르고있다.

이들 백화점은 인구 2백50만명의 대구지역을 5대 상권으로 나눠 입지선점에
나서고 있다.

대구백화점의 경우 도심권의 본점과 대백프라자를 거점으로 성서권에
상인점, 수성구권에 연면적 1만평의 할인점 D마트등을 98~99년중 잇따라
오픈해 대구지역상권을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앞으로 대구를 제외한 경북지역까지 서울 업체들의 타깃이 될것으로
판단, 구미 포항등 경북지역 중소도시 상권선점에도 주력키로했다.

이같은 발빠른 다점포화외에 점포차별화를 적극 추진중이다.

대구백화점 박병준차장은 "오는 9월까지 2년간 본점 재단장작업을 벌여
10~30대 여성을 겨냥한 패션백화점으로 탈바꿈시키는등 서울에서 내려오는
백화점들에 대응하는 작전에 이미 돌입했다"고 말했다.

대전의 경우 이 지역의 간판 유통업체인 동양백화점이 지역상권방어에
서고있다.

동양의 방어전략은 다소 공격적이다.

동양은 도심지 2개 점포외에 오는 8월말 개점예정으로 둔산지구에 2만평
규모(영업면적)의 초대형점포를 짓고있다.

일단은 덩치로 밀어붙이겠다는 전략이다.

3개동으로 나눠진 둔산점에 할인점 카테고리킬러등 가격파괴형 점포를
내는 한편 가족중심 대중점포로 꾸며 이 지역에 들어오는 롯데 신세계
뉴코아와 까르푸 마크로등 국내외 백화점 할인점들을 동시 견제한다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이 내려가있는 광주지역은 송원 가든 화니등 향토백화점들이
판정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신세계 광주점은 이 지역 백화점의 "파이"를 고스란히 빼앗아
올들어 1~5월까지 전년대비 32.2%이상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하고있다.

이는 현지 백화점중 가장 큰 규모인 송원백화점 신장률에 비해 2배를
웃도는 것이다.

여기에다 롯데백화점이 1만평에 가까운 점포를 내년에 개점하고 신세계의
E마트와 나산클레프등 대형 할인점들이 올해와 내년중 집중 출점할 예정
이어서 현지 업체들을 바짝 긴장시키고있다.

송원백화점의 경우 인구 1백20만명의 광주시내에 백화점을 늘린다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판단,여수 익산 군산등 전남북 중소도시로 점포를 늘려
가고있다.

중소도시상권을 선점,서울 대형 유통업체들의 광주를 거점으로한 주변
도시 공략을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송원백화점 이철과장은 "본점의 고정고객 매출을 극대화, 고객유출을 막는
한편 쌍촌동에 할인점 송원마트를 내 업태를 다각화하는등으로 외래 유통
업체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지방 유통업체들의 필사적인 방어에도 불구 롯데 신세계 뉴코아
까르푸 마크로등 국내외 거대 유통업체들의 지방상권공략은 더욱 집요해
지고있어 지방 유통업체들의 우려는 더욱 커져가고 있다.

< 강창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