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금융개혁안에 대한 금융계의 반발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한국은행 노동조합(위원장 심일선)은 16일 "중앙은행제도및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에 대한 규탄성명"을 통해 "중앙은행 말살과 금융제도 개악에 적극
참여한 이경식총재는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정부가 관치금융을 항구적으로 제도화하려는 기도에 맞서 전직
원 총사퇴와 전면 총파업돌입도 불사하겠다"고 반발했다.

한은노조는 17일정오 본지점 조합원및 직원 1천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
한국은행 독립 완전쟁취를 위한 궐기대회"도 가질 예정이다.

한은 부서장들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개편안이 중앙은행 존재의 필요성자
체를 부인하고 있어 좌시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전제, "정부가 산하에 금
융감독위원회를 설치함으로써 관치금융의 청산이라는 시대적요청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있다"며 정부안의 철회를 요구했다.

증권감독원 노조도 1백20명의 조합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금융개악철회을
위한 규탄대회"를 열고 "이번 개편안은 증권감독체계의 특수성을 무시한 졸
속"이라며 반발했다.

증감원간부들은 "금융감독체계 개편논의에 대한 견해"라는 자료를 통해 감
독기관 통폐합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혔다.

또 보험감독원 노조(위원장 김성범)도 이날 중앙집행위원회와 대의원총회를
잇달아 열고 노조간부들이 즉각 철야농성에 들어가기로 하는 한편 앞으로 민
노총 사무노련등과 연대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보감원 노조는 오는20일 신한국당 당사앞에서 궐기대회도 가질 예정이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