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역외펀드들이 최근 국내 경기의 회복조짐과 원화가치 상승
가능성에 따라 1년여만에 다시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16일 증권감독원에 따르면 주로 국내 증권사의 역외펀드인 말레이시아와
아일랜드 투자자들은 올들어 줄곧 주식을 처분하다가 지난달부터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지난 4월까지 1천7백8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던 말레이지아 투자자의 경우
지난 5월 한달동안 무려 1천8백1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또 4월까지 7백6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던 아일랜드 외국인들도 5월들어서는
6백13억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이달들어서도 매수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아일랜드는 약 1조3천억원에 달하는 국내 증권사의 역외펀드가
설립된 곳으로 국내에 투자하는 자금은 대부분 국내 증권사들이 설립한 역외
펀드로 알려져 있다.

증권감독원의 관계자는 "말레이지아와 아일랜드에는 지난 3월말 현재 국내
증권사들이 48개 14억 3백84억달러(약1조3천억원)에 달하는 역외펀드를
운영중"라며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는데다 하반기들어 원화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높아 다시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지역의 역외펀드를 보면 현대증권이 코리아 슈퍼펀드 등 6개 2억5천
5백9만3천달러로 가장 많고 쌍용투자증권이 이머징 마켓 성장펀드 등 4개
2억2천7백10만5천달러, 대우증권이 오리엔트 밸런스펀드 등 3개 1억5천2백
7만9천달러 LG증권이 아시아 성장펀드 등 5개 1억2천8백45만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역외펀드란 소재지와 다른 지역에 투자하기위해 설립된 펀드로 국내 증권사
들은 말레이시아와 아일랜드의 면세구역에 주로 설립, 한국증시에 투자해
왔다.

그러나 한국증시의 침체로 대부분의 펀드들이 큰 손실을 보고 지난해부터
줄곧 주식을 처분해왔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경기회복조짐에다 원화가치 상승 가능성으로 현지
에서 달러 자금을 조달해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2일이후 이달 14일까지 외국인들의 주식순매수금액은
1조5천3백18억원으로 1조5천억원대를 넘어섰다.

< 박주병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