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 정보화시대, 초등학교에서부터 싹튼다"

문덕초등학교 6학년 선우건의(12)군.

그는 요사이 신이 났다.

학교선생님과 교회목사님, 친척들로부터 "너,참 컴퓨터를 잘 다룬다"는
칭찬을 곧잘 듣기 때문이다.

이런 말을 들을 때면 앞으로 빌게이츠나 에디슨같은 유명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같은 자신이 생긴다.

그러나 건의군이 컴퓨터를 제대로 알기 시작한 것은 불과 한달전.

학교에 새로 생긴 "멀티미디어교실"에서 과외를 하면서부터다.

방과후 친구들과 함께 윈도95란 것이 어떤 것인지, 인터넷에는 무엇이
있는지, CD롬타이틀은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1시간씩 배우고 있다.

컴퓨터는 배우면 배울수록 재미있고 흥미롭다.

화면을 통해 동물캐릭터들과 함께 영어를 공부하면 하나도 어렵지 않다.

"산수나 자연같이 복잡한 과목도 컴퓨터를 통해 공부하다 보면 재미있어요"

처음에는 집에서 게임CD를 가져와 놀려고만 하던 친구들도 컴퓨터를 조목
조목 알기 쉽게 설명하는 선생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건의는 이런 친구들과 "조이클럽"이라는 모임도 만들예정.

인터넷을 집중적으로 공부해 6개월후에는 학교 인터넷홈페이지를
만들겠다는게 이 클럽의 목표다.

문덕초등학교에서 건의처럼 방과후 멀티미디어 컴퓨터과외를 받는 학생은
3백70명.

3학년부터 6학년까지 과외지원자들은 1주일에 두시간 멀티미디어의 세계에
빠져든다.

이 교실에는 최신 LG-IBM 펜티엄PC와 PC서버, 52인치 컬러TV, 스캐너,
오디오.비디오시스템, LCD(액정표시장치)프로젝트 등 약 1억5천만원상당의
멀티미디어장비가 가득히 채워져 있다.

교재는 (주)한교원이 제공하는 "조이넷스쿨".

전8권으로 되어 있는 이 교재에는 컴퓨터 기초에서부터 컴퓨터로 배울 수
있는 영어 수학 등 각 교과목에 대한 프로그램이 CD롬타이틀과 함께 다양하게
소개된다.

과외료도 한달에 3만원정도로 저렴하다.

오늘도 컴퓨터앞에서 눈을 뗄 줄 모르는 문덕초등학교 학생들.

미래 한국 멀티미디어 정보화사회를 앞당기는 새싹들이다.

< 박수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