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던 1969년 산을 아끼고 사랑하는 몇몇이 "농협산악부"를 만들고 동인들을
모아 산행을 시작한지 28년여의 세월이 흘렀다.
그간 월 정기산행 2백79회와 전국 농협 7만여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회장기 쟁탈 전국 농협인 등반대회"를 지금까지 20회 개최해 왔다.
"농협산악부"는 전문 등산인의 모임이라기 보다는 그냥 산이 좋아서
산을 찾는, 모든 농협인들의 모임이다.
매월 정기산행 계획이 게시판에 게시되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산행을 한다.
10여명의 자원봉사인원이 중심이 되어 산행을 준비하고 뒷바라지하며
필요한 예산의 일부를 농협으로부터 지원받고 나머지는 참가자의 부담으로
운영되고 있다.
농협은 "일인은 만인을 위하여 만인은 일인을 위하여"라는 협동정신을
기본 이념으로 하는 농민의 단체로서 농민의 복지 증진과 농업의 발전을
위하여 종사자들에게 무한의 봉사를 요구한다.
무한한 봉사 그것은 자기희생과 인내와 긍지 그리고 자기만족이 요구된다.
이런 점이 바로 산을 사랑하고 산을 찾는 이들의 참 마음이 아닌가?
그러기에 농협인 모두는 참 산악인이기도 하다.
엄청나게 빠른 환경변화 속에 농협의 발전과 자신을 위한 자기혁신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현실속에서 함께하는 산행은 자기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하고 잔잔한 서로의 우정을 키워주는 하나의 은총이다.
산을 걸으면 산의 철학을 배운다.
산을 걸으면 살아 있다는 것이 곧 승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산을 걸으면 나를 위해 산이 있다는 은총으로 해서 황홀하다.
( 이병주님의 "산을 생각한다" 중에서 )
하늘아래에 산이 있고, 산위에 하늘이 있고, 그 사이에 우리 모두가
서있다는 이 단순한 사실이 어쩌면 이렇게 고마울수 있을까!
"농협산악부"의 오늘이 있기까지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선배, 동료들 그리고 농협중앙회에 깊은 감사와 함께 농업발전의 자그마한
밑거름이 될 것을 다짐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