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1" 전당대회 대의원 선출을 위한 지구당 정기대회가 잇따라 열리면서
신한국당의 대선후보 경선열기도 점차 고조되고 있다.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지구당 정기대회를 통해 5일 현재 전체 2백53개
가운데 20개 지구당이 대의원 선출을 마쳤다.

각 대선예비후보는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지구당 정기대회
에 참석해 대의원들의 밑바닥 정서를 끌어 안기 위한 행보를 활발히 하고
있다.

경선에 비교적 늦게 뛰어든 이수성고문은 4일 대우그룹 기조실 사장을
지낸 이재명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부평을지구당 정기대회에 참석, 수도권
공략에 나섰다.

최병렬의원도 4일 고향인 경남 산청을 비롯 사천 진주 갑 을 지구당 대회에
참석해 고향인물 지지를 호소했다.

이회창대표는 빡빡한 공식일정 때문에 아직까지 지구당 대회에 참석하지
않고 있으나 오는 10,11일 이틀에 걸쳐 광주 전남 대구지역의 5개 지구당
대회에 참석하고 12일 서울시지부, 13일 강원도지부 정기대회에 참석하는
일정을 잡아 놨다.

박찬종 이한동 이홍구고문과 김덕룡의원, 이인제 경기도지사 등 다른
예비주자들도 지구당 대회가 대의원들의 지지을 끌어안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일정이 허락하는 한 가급적 대회 참석 회수를 늘린다는 계획
이다.

이처럼 당내 대선예비주자들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거나 계획을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들에 대한 대의원들의 선호가 어느 한 방향
으로 쏠리고 있지는 않다.

경선이 아직 한달보름여 남은 탓도 있지만 당내 대선예비주자들중 과연
누가 확실하게 지금의 난국을 타개, 새로운 도약을 이룰 수 있는 인물인지에
대한 확신이 서있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정치적으로 동고동락해온 지구당위원장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도 비교적 뚜렷한 한가지 흐름은 지역별로 특정후보에 대한
선호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수도권에서는 뚜렷이 독주하는 주자가 없이 이대표를 비롯 박고문
이한동 이수성 이홍구고문 김의원 이지사 등이 대의원을 분점하는 양상이다.

그 중에서도 대중적 지지도가 비교적 높은 이대표와 박고문 두 주자가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는 게 지구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는 각 예비후보의 출신지나 지역기반별로 지지양상이
엇갈리고 있다.

이대표가 출신지인 충청권과 경남 일대, 박고문과 이수성고문도 출신지인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지역에서 각각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박.이 두고문은 TK와 PK지역에서 호각세를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김의원은 호남권, 이한동고문과 이지사는 경기도에서 상대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각 대선예비후보 진영은 이같이 겉으로 나타난 자신의 지역적 우세를
바탕으로 취약지역으로 세확산을 도모한다는 방침아래 TV토론회 일정이
어느정도 마무리되는 내주께부터는 지구당 정기대회 참석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부산 남갑지구당 위원장인 이상희의원처럼 당내 대통령후보 경선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경선중립"을 선언한 위원장들이 늘고 있고 지구당
위원장의 "대의원 장악력"이 예전같이 못한 현재로서는 신한국당의 대선
구도는 어느 누구도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 못한 상태다.

< 손상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