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성희롱 제소사건은 백악관이 원고인 폴라존스양
측과 법정밖 합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2일 백악관의 로버트 베네트 변호사는 "클린턴 대통령에게 존스양의 소송
비용을 변제하고 60만내지 70만 달러를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형식의 금전적
인 보상을 해주는 조건으로 원고측과의 합의를 추진토록 건의할 생각"
이라고 밝혔다.

이는 클린턴의 성희롱 혐의를 사실상 인정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베네트 변호사는 특히 "이번 재판이 계속될 경우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전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면서 조건부 합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결코 어떠한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과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존스양측의 길버트 데이비스 변호사는 "이번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존스양의 명예회복"이라면서 "클린턴 대통령이 아칸소 주지사
시절인 91년 당시 존스양을 호텔방에서 만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해야만
합의가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존스양측은 또 "대통령의 신체상 특징까지 정확히 가려낼 수 있다"면서
재판에 대비해 클린턴 대통령의 여성편력 자료를 수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김혜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