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다 질로".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위치한 부광약품.

종업원 6백40명의 중견 제약업체인 이회사는 직업교육을 통한 종업원들의
능력향상으로 전반적인 경기침체속에서도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8백43억원.

지난 92년 1백69억원보다 무려 5배나 늘어났다.

그러나 생산직 종업원 수는 오히려 11명이 줄어든 2백93명.

제품을 만드는 인원이 줄어들었는데도 매출액이 5배나 증가한 것이다.

매출증대의 가장 큰 요인은 치밀하게 실시되는 근로자교육에 있다.

물론 자동화시스템을 꾸준히 구축한 것도 큰 요인이지만 무엇보다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하는 양질의 노동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노동력의 질을 높이는 데는 계속적인 교육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아무리 우수한 기계라도 사람이 창의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면 쇳덩어리에
불과하니까요" (임철호 총무.인사담당 이사)

부광약품의 종업원 교육 정책은 한마디로 "요람에서 무덤까지"다.

입사직후부터 퇴직때까지 교육은 계속된다.

실업계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선발할 경우 1년간 현장실무를 익히게
한 후 향상훈련을 계속 실시하고 있다.

정식 입사를 한 뒤 직급교육과 직무교육등 업무성격에 따라 수십가지의
교육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근로자들의 생산능력이 자연스럽게 높아지고 있다.

물론 교육에는 임원을 포함한 전사원이 참여하고 있다.

부광약품이 교육에 어느정도 힘을 쏟고 있는 지는 지난해 정부로부터
교육지원비를 받은 액수에도 잘 나타난다.

이 회사는 작년에 7천3백만원의 돈을 교육지원비로 타갔다.

반면에 훈련의무금액으로 낸 돈은 6천만원.

낸 돈보다 받은 돈이 1천만원 더 많다.

많은 기업들이 훈련의무금액만 내고 한 푼도 못타가는 현실에 비춰보면
교육에 얼마나 열정을 쏟고 있는지를 엿볼수 있다.

이 회사의 종업원 교육은 직무교육과 직급교육으로 나뉜다.

직급교육은 회사에서 맡은 직책에 따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지만
직무교육은 다르다.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오픈형이다.

물론 자신의 업무와 관련이 있는 사람은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지만 다른
일을 하는 사람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교육에 참여할 수 있다.

임이사는 "오픈 교육의 장점은 전반적인 회사 일을 알 수 있다는 데
있다"며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 줄 아니까 일의 능률이 오를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특히 생산현장에서는 근로자들이 여러가지 일을 할 수 있도록
다능공화되는게 큰 이점이다.

"한 두사람이 자리를 비워도 충분히 메울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공정의
일까지 알고 있으니 생산성은 저절로 올라간다" (정인상 인사과장)는 것.

이같은 내실있는 교육은 철저한 관리에서 비롯된다.

모든 교육의 마지막 시간은 시험이다.

낙제점수 (60점 이하)를 받으면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

또 교육 받은 사실은 인사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된다.

자율적으로 참여하되 형식적으로 교육을 받는 것은 결코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종업원들이 부담으로 느끼지는 않는다.

교육을 본격화한 지난 94년 이후 이직률이 20%이상 감소했다는 게 이를
반증한다.

종업원들이 그만큼 교육에 만족하고 있다는 뜻이다.

교육을 통해 얻고 있는 또 다른 수확은 노사화합.

교육을 통해 종업원은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이고 회사는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터득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회사는 올해 노사협력우량업체로 선정됐다.

노조측에서는 올해 임금인상을 회사측에 일임했다.

사측에서는 평년수준인 7.2%선의 임금인상으로 화답했다.

"종업원 교육은 회사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저비용 고효율구조의 개선도 종업원교육만으로 가능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임이사).

종업원 교육이 회사와 종업원 모두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 조주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6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