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연우무대의 80년대 대표작 "칠수와 만수", "새들도 세상을 뜨는
구나"가 90년대 관객 앞에 선다.

이번 무대는 연우 20주년을 기념, 예술의전당이 "우리시대의 연극
시리즈" 여섯번째로 기획한 것.

"칠수와 만수" (오종우.이상우 작 이상우 연출)는 6월4~15일,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황지우 시 주인석 작 김석만 연출)는 6월20일~7월4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칠수와 만수"는 86년 초연때 연장, 앙코르 공연까지 4만7천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화제를 뿌렸던 작품.

칠수역의 문성근과 만수역의 강신일이 인기배우로 "뜨는" 계기가 됐으며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광고판을 그리며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두 청년의 꿈과 좌절이
코믹하지만 진솔하고 가슴 찡한 감동으로 그려진다.

이번 무대는 캐스팅만 바꾸고 내용과 무대를 초연 당시 그대로 꾸몄다.

연출자 이상우씨는 "시대는 변해도 사람들의 인생은 비슷한 모습으로
반복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80년대 작품재현을 통해 현재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고자 했다"고 말한다.

칠수역은 "빈방 있습니까", "늙은 도둑이야기" 등에서 감칠맛 나는
연기를 선보인 유오성이, 만수역은 "살아있는 이중생각하", "날보러와요"
등에 출연하며 탄탄한 실력을 다져온 유연수가 맡는다.

이밖에 김용준, 김여진, 정인겸이 1인다역으로 출연한다.

반면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는 초연때 스탭과 출연진이 다시 뭉쳐
작업을 진행하면서도 작품내용과 형식은 90년대 상황에 맞게 손질했다.

이 극은 80년대를 대표하는 시인 황지우씨의 시를 묶어 무대예술로
재구성한 실험적 작품.

스토리텔링 방식이 아니라 원작의 주요부분이 모자이크식으로 펼쳐지며
부조리한 현실, 지식인들의 허구의식 등을 풍자한다.

8장의 뉴스쇼 장면은 현재 사회문제를 반영, 대폭 수정을 가했다.

시대변화에 맞춰 첨단영상을 무대연출에 활용한 점도 눈에 띈다.

연출자 김석만씨는 "장과 장사이를 연결하는 토막장면의 삽입이 연극
양식적인 면에서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출연배우는 류태호, 김미경, 이두일 등.

한편 "칠수와 만수"는 7월11일~8월17일, "새들도 세상을 뜨는 구나"는
8월27일~10월12일 연우소극장에서 "연우무대 대표작 앵콜 무대"로
재공연된다.

문의 580-1234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