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의 인기 오페라 2편이 6월 무대에 나란히 오른다.

국립오페라단 (단장 박수길)이 일본 니키카이 오페라진흥회와 함께
6월5~12일 국립극장대극장 무대에 올리는 "리골레토"와 김자경오페라단
(단장 김자경)이 6월6~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아이다"가
그것.

이들 작품은 "라 트라비아타"와 더불어 베르디의 오페라중 가장 널리
공연되는 인기 레퍼토리.

불황으로 공연시장이 위축돼 볼만한 대형무대가 뜸한 요즘 음악팬들의
갈증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02년 월드컵 유치 1주년을 기념해 한.일 문화축제의 일환으로 공연되는
"리골레토"에는 한국과 일본의 정상급 성악가가 주역으로 나란히 출연해
화제다.

고성현, 시마무라 다케오가 리골레토, 김영환, 오마치 사토루가
만토바공작, 김수정, 아모 아키에가 질다, 김현주, 구보야마 가즈코가
막달레나로 각각 출연한다.

양국에서 각각 정상을 달리는 이들의 경연에 오페라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베르디의 출세작인 "리골레토"는 나쁜 짓을 하고 다니다 저주에 빠진
어릿광대 리골레토가 딸 질다를 유혹한 바람둥이 만토바공작에게
복수하려다 오히려 딸을 잃고 마는 비극적인 내용.

"여자의 마음" "사랑스런 이름이여" 등의 아리아로 유명하다.

미국 출신의 제임스 루카스가 연출, 오페라전문 지휘자 김덕기씨가
지휘를 맡는다.

"리골레토"는 서울공연에 이어 7월19~22일 일본 도쿄문화회관에서도
한.일 합동 무대로 올려진다.

국립오페라단은 이 공연에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4명을 파견할
예정.

박수길 단장은 "양국간 오페라단의 교류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연이 한국 성악가들이 세계 무대의 전초전 성격을 띠는 일본
무대에 진출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의 274-1151

김자경오페라단이 총 제작비 4억5천여원을 들여 올리는 "아이다"는
이집트의 수에즈운하 개통을 기념해 만든 작품.

스핑크스 등 거대한 무대장치와 화려한 의상과 춤등의 스펙터클로
관객을 사로잡는 그랜드오페라의 대표작이다.

김자경오페라단은 원작의 스케일과 화려함을 살리기 위해 이탈리아에서
무대장치 의상 소품등을 들여오고 이탈리아 출신의 다리오 미케리에게
연출을 맡겼다.

또 전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단 지휘자 로베르트 라마르치나, 뉴욕시티
수석안무가 로이 토비아스, 메트로폴리탄 주역가수인 나탈리아 롬,
쉐리 제노스, 프랑코 보나노메 등을 초청, 작품의 완성도를 극대화시킬
계획.

또 지난 3월 KBS 교향약단의 베르디 "오셀로" 갈라콘서트에 출연해
주목받은 드라마틱 테너 김남두를 비롯, 바리톤 김재창 고성진, 베이스
이요훈 김요한 등이 출연한다.

한편 음악계에서는 1년에 몇안되는 대형오페라 공연이 같은 기간에 열려
대결양상을 띠는 데 대해 아쉬워하는 소리가 크다.

이에 대해 김자경단장은 "외국 아티스트들의 스케줄상 어쩔 수 없었다"며
"선의의 경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의 392-3157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