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종금 주식 1백24만주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를 놓고 벌여온 신한종금
김종호회장과 양정모 전국제그룹회장간의 치열한 법정공방에서 양 전회장이
일단 승리했다.

결과적으로 양저보회장의 주식을 매입한 제일상호신용금고 측이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유리한 고지를 갖게 됐다.

서울지법은 26일 김회장이 보유한 주식지분은 양 전회장으로부터 "증여"
받은 것이 아닌 "명의신탁" 받은 것으로 되돌려줘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명의신탁은 부동산에 대해 사용하는 용어인 점을 감안해
관련 주식에 대해 "보관"해둔 사실이 인정된다는 완곡한 표현을 사용했다.

법원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데는 김덕영 두양그룹회장이 명의신탁 사실을
인정하는 녹음테이프가 유력한 증거로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김현철씨 비리수사과정에서 김덕영회장이 양 전회장의 주식반환요구를
무마하기 위해 3억원을 현철씨에게 로비자금으로 전달해준 사실이 밝혀진
것도 사실상 명의신탁사실을 자인한 셈이 됐다.

결국 양 전회장의 주식지분은 양 전회장으로부터 주식반환권을 매입한
제일상호신용금고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사본안소송이라는 형식적 절차만을 남겨두게 된 것이다.

물론 신한종금의 경영권이 곧바로 제일측에 넘어갈지는 아직 미지수다.

재판부가 양전회장에게 주식소유권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경영권인수와
직접 연결된 이 주식지분에 대해 제일측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는
결정을 같이 내렸기 때문이다.

재판부 관계자는 "제일측이 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경영권이 곧바로 넘어
가게 되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반면 제일측이 지금 당장 의결권을
넘겨 받지 않을 경우 어떠한 중대한 손해를 입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소명이 없었다"고 밝혔다.

경영권은 오는 28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표대결로 결정지으라는 얘기다.

현재 신한종금 주식지분은 제일금고가 35%이상 가지고 있으나 이번 수출
에서는 문제의 주식 20.5%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해 15% 정도의
지분권 행사할수 있게 돼있다.

나머지를 남충우 타워호텔 회장과 이동욱 무림제지회장이 각각 12.3%와
6%를 보유하는등 개성상인 출신들이 30%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사주도 10%를 갖고 있다.

우리사주는 김회장측을 편들 것이라는게 대채적인 시각이다.

결국엔 제일금고가 지분의 35%이상을 갖게돼 최대주주가 될것이 확실하지만
이번 주총은 여전히 변수가 남아 있다.

남충우씨와 이동욱씨 등이 누구편에 서느냐에 따라 경영권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