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에서 우리 금강아파트가 제일 살기 좋지요"

분당 이매동의 금강아파트 주민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지난해 분당구에서 실시한 "살기 좋은 아파트 만들기 운동"에서 1등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금강아파트주민들은 올해도 1등을 하기 위해, 아니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어느 남의 집 못지 않게 잘 꾸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강아파트 단지에 들어서면 우선 주변 울타리에 심어져 있는 1천5백그루의
빨간장미가 반갑게 맞는다.

또 5백58가구 전체 베란다에서 자태를 뽐내는 베고니아들이 위아래에서
인사를 한다.

아파트 단지 전체가 꽃마을을 연상시켜 초행자도 마음이 푸근해진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살기좋은 아파트만들기 운동 덕택이다.

아파트주민들은 매주 일요일 초등학교 어린이까지 참여하는 아파트
대청소 활동도 벌이고 있다.

아파트단지뿐만 아니라 주변 도로까지 청소하는 열성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주민들은 환경미화에만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다.

노인정과 방범순찰대 등을 방문하는 등 봉사활동도 벌이고 있다.

전주민이 함께 펼치는 한마음축제 운동회도 열어 단합을 다지고 있다.

살기 좋은 아파트 만들기 추진위원회 장명자(49) 총무는 "이 운동으로
아파트 내외부가 깨끗해진 효과도 보았지만 무엇보다 모든일에 솔선수범
하겠다는 주민들의 의식변화가 가장 흐뭇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금강아파트 주민들은 새벽마다 아파트 뒷산 약수터에 자연스레 모여
단합을 다지고 있다.

이 덕분에 체육대회 불우이웃돕기 방문등 여러행사에 높은 참석률을 보이며
강한 단결을 과시한다.

다른 아파트단지 주민들이 부러워할 정도다.

김지희주부는 "주거환경이 깨끗해진 것도 좋지만 이웃끼리 친해지게 된
것이 더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살기좋은 아파트 만들기 운동은 분당구가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삭막한 콘크리트 아파트 숲을 푸르름이 넘치는 공간과 이웃간에 따스한
정이 흐르는 곳으로 만들기 위한 것.

주민들이 모든 일을 결정하고 시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변환경개선사업은 물론 나무심기, 불우이웃돕기등의 행사를 일년동안
벌이면서 다른 아파트주민들과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

꽃과 나무심기 복지활동 등 24개분야에서 점수를 매겨 연말에 우수 아파트
단지에 대해 시상한다.

지난 연말에는 금강아파트 주민들이 모든 분야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아 1등을 차지했다.

2등은 서현동 삼성.한신아파트 3등은 매송동 건영아파트가 선정됐고
서광아파트를 비롯 영남.동부.코오롱아파트가 우수상을 받았다.

현재 삼성.한신.건영아파트 주민들은 올해에는 1등을 하겠다고 벼르며
한마음 한뜻으로 살기 좋은 아파트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다.

너도나도 좋은 분당만들기에 동참하고 있는 것.

분당구청 박찬순 진흥계장은 "올해에는 단독택지와 자연부락 주민들이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어 내고향같은 살기좋은 분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김희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