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을 둘러싼 경제여건이 대세상승 초기단계였던 지난 85년과
비슷하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한보 삼미 등 대기업의 잇따른 부도와 무역적자 확대로 위기감이 높아진
한국경제 상황이 국제그룹의 부도 충격, 대외채무 급증으로 인한 외채
망국론에 휩싸였던 지난 85년초와 매우 흡사하다는 것이다.

대우증권은 20일 최근의 경제상황이 경기침체로 인한 설비투자 감소, 시중
금리 하락, D램반도체 국제가격 급락, 엔고, 국제원유가 하락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지난 85년과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선 "신3저시대가 도래하는 것이 아니냐"는 대망론이
나오고 있다.

대기업의 잇따른 부도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금융기관간 부실방지
협약이 지난 85년 조세감면법 개정및 한은특융을 지원했던 것과 비슷한 역할
을 한다는 것도 공통점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85년 국제그룹 도산이후 정부정책이 산업구조 조정과 부실기업 정리로
바뀐 것과 마찬가지로 한보 삼미 부도이후의 정책무게를 벤처기업 육성쪽으로
싣는 것도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이라는 지적이다.

대우증권 박주창 투자분석팀장은 "최근의 경제여건 변화방향이 여러가지
면에서 대세상승을 시작했던 85년과 비슷하다"며 "기술적으로도 지난 1월
(600포인트)과 3월(607포인트) 두차례에 걸쳐 2중바닥을 형성하면서 반등해
대세상승기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비용 경제구조와 제품경쟁력 상실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외부여건 변화만을 따져 대세상승 여부를 논하는 것은 성급한 일"
(동서증권 송태승 투자분석부장)이라거나 "최근의 주식시장은 금리 안정과
엔고 등의 영향으로 외국인 자금이 단기간에 유입되면서 생겨난 유동성
장세일뿐 아직 대세상승 진입으로 보기는 이르다"(동원증권 이승용 투자분석
부장)는 등의 반론도 만만치않아 경기회복과 주가 대세상승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 현승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