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개혁위원회가 지난 17일 "중앙은행및 감독체제 개편방안"을 확정한
것을 계기로 통화정책및 금융감독정책을 둘러싼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은행은 원칙적인 찬성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반면 재정경제원은
독자적인 대안을 내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있다.

금개위는 오는 20일 전체회의에서 은행소유지분및 진입장벽완화에 대해서도
결론을 낼 계획이어서 통화및 감독정책을 둘러싸고 촉발된 논란은 금융개혁
전체를 둘러싼 논쟁으로 비화될 전망이다.

금개위는 오는 26일 최종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이어서 금융개혁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앞으로 일주일동안 불꽃을 튀길 것으로 보인다.

<> 금개위안에 대한 긍정 입장 =통화신용정책과 금융감독정책의 중립성을
보장하고 효율성을 도모하기위한데에 초점을 맞춘 점이 우선 꼽히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와 금융감독위원회를 양축으로 통화신용및 금융감독정책을
펴 나가도록 함으로써 재경원의 영향력행사를 최소화했다는 평가가 많은
편이다.

이와함께 금융규제의 산실로 지적돼오던 재정경제원의 권한을 상당부분
박탈함으로써 금융규제완화와 금융자율성신장을 꾀하는 계기를 마련한 점도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실현가능성에 관계없이 재경원과 한국은행의 극한 대립관계로 인해
과거 어느 정권도 해결하지 못한 중앙은행독립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도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 반대 입장 =법체계상 모순이 발생하는등 허점이 많다는 점이 우선 지적
되고 있다.

예컨대 법률상 정부가 갖고 있는 통화신용정책수립권한을 한국은행 내부
기구로 규정한 금융통화위원회에 부여한 것은 법률체계를 무시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통화신용정책수립권한을 갖고 있는 정부대표의 금통위 참여를 원천적
으로 배제한 것도 문제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가 금융관련법률의 제정및 개정권과 금융정책.감독.규제.
제재권까지 갖는등 과거 재무부보다 더 막강한 권한을 보유하는 공룡조직이
됨으로써 견제와 균형세력이 없어졌다는 점도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 향후 전망 =이같은 논점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금융개혁은 금개위와
재경원이 독자적인 법안을 내는 극단적 형태로 발전될 전망이다.

재경원은 "금개위는 어디까지나 자문기구에 불과하다"며 독자적인 법안
마련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금개위도 이에대해 "재경원을 믿을수 없다"며 구체적 법조문까지 마련,
대통령에게 보고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금개위안이 제대로 수용될지 여부는 최고통치권자인 대통령의 결단
이 중요하게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행 경제부총리 경제수석 신한국당정책위의장등의 의견도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감독체계개편을 위한 법령제정권을 재경원이 갖고 있는 만큼
재경원의 반발강도에 따라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한은법등 관련 법률개정이
불가능해질 공산도 크다.

한은독립이 또한번의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