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주무부처 장관의 승인만으로 집행이 가능한 정부의 기타기금중
24개를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공공기금으로 전환하도록 권고했으나
해당부처들의 반발로 무산될 전망이다.

15일 재정경제원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이들 24개 기금을 공공기금으로
전환하려면 이들 기금에 관한 개별 법률들을 모두 개정해야 하는데 이들
법률의 개정여부를 관장하고 있는 해당부처들이 이에 반발하고 있어 개정이
사실상 물건너간 실정이라는 것이다.

재경원 관계자는 이들 24개 기금을 공공기금으로 꼭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특별법을 제정해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하나 올해안에 이같은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감사원의 권고를 받아 각부처에 의사를 타진했으나 이들이
국회나 예산실의 통제를 받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기금을 국회의 통제를
받는 공공기금으로 전환하려고 하지 않는데다 기금마다 설치 이유가 있고
그 나름대로 기능도 하고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전환을 강요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감사원의 권고에 대해서는 해당부처가 회답을 해야 하나 그 기한도
정해져 있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하고 감사원도 각 부처의 법개정을 강제할
수 없기 때문에이 권고의 실현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재경원의 또다른 관계자도 정부기금의 정비는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개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실현되기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하고 대통령
선거를 불과 수개월 앞두고 있어 무산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