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실리콘밸리의 최대이슈는 애플의 운명.

과연 애플이 오라클에 넘어갈 것인가이다.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은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애플에 대한 "구애"의
표시를 서슴지 않고 있다.

애플이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애플의 매킨토시는 훌륭한 컴퓨터환경을 제공하고 있었다.

요즘도 전자출판 디자인 등 매킨토시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성능에서 뒤처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95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내논 윈도95는 성능이나 기기조작의
편리함 등에서 매킨도시환경이 갖고 있던 우위성을 무너뜨렸다.

오히려 윈도NT마저 등장하면서 MS가 앞서갔다.

MS의 승승장구하는 상황에 그나마 견제를 하고 나선 것은 애플이
아니라 IBM, 선마이크로시스템즈, 오라클 등의 연합세력이었다.

애플의 방황은 영업실적(도표)에서도 읽히고 있다.

애플은 좀 늦었지만 정신을 차렸다.

지난1월 창업자중의 한사람인 스티브 잡스를 재영입한 것은 그 상징이다.

잡스가 회사에서 쫓겨나 새로 창업한 넥스트란 회사를 4억달러에 매입했다.

매킨토시개발의 주역인 잡스가 들어옴으로써 회사분위기는 고조됐다.

잡스에게 주어진 임무는 내년까지 윈도95에 빼앗긴 시장을 되찾기 위한
새로운 운용체계(OS)를 개발하는 것이다.

애플의 기존 개발자에 소프트웨어전문업체였던 넥스트의 인력이 가세했기
때문에 기술력에서는 밀릴게 없다.

그러나 과연 윈도95를 크게 압도하는 제품개발이 가능할지,기존의
매킨토시와 완벽한 호환성을 실현할수 있을지 불신하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시장을 되찾는 일은 창조하는 일보다도 어려울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