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를 모르는 우직한 광고인들의 모임이 있다.

이름하여 "수레바퀴회".

1994년 말에 발족하여 현재 국내 유수의 자동차 전문 광고디자이너와
포토그래퍼 14명으로 이루어진 친목모임이다.

이들은 원래 업무과다로 항상 과로와 스트레스 속에서 고통을 받던
사람들이었다.

자동차 광고일이란 것이 원채 힘든 일이라 몸으로 떼우는 것이 기본이다
보니 지금까지 줄기차게 이 계통에서 외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라야 고작
이정도 밖에 되질 않는다.

그러나 매달 한번씩 모이는 자리에선 흥미로운 화제가 끊기질 않는다.

20여년을 자동차 광고일로만 일관한 시스랜드 윤석구 사장을 비롯하여
현재 국내 자동차 포토그래퍼 베스트로 손꼽히는 포토그랜드 곽명수 실장,
기아자동차 선전부와 광고회사 거손을 거쳐 현재 대유공전 교수로 있는
필자 등은 지금도 전생에서 만난 막역한 형제들처럼 서로 의지하고 정보를
나누는 사이이다.

지금의 우리나라 자동차 광고 수준이 선진국 못지 않게 월등한 수준에
이르렀음은 수레바퀴 회원들이 오랜동안 피와 땀으로 일구어 놓은 기본
바탕이 있었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숱한 사연과 추억속에서 아직도 현장에서 뛰고 있는 광고인들, 이들이
서로 사랑하고 동지애를 느끼는 것은 자동차 광고란 특이한 전문업종에
같이 종사하고 있다는 자부심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다도 이들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젊은 후배들에게 전수하고
자동차 광고계를 더욱 발전시키고자 하는 개척자로서의 겸손함이 있기
때문이다.

금년 가을쯤 수레바퀴 모임의 뜻있는 첫전시회를 열고자 했으나, 최근
북한의 어려운 사정을 각 매스컴으로부터 들은 후론 회원들의 의견이
전시보다는 어려운 동포들을 돕자는 의견으로 좁혀지고 있다.

이렇듯 정도 많고, 후배를 사랑하는 회원들을 소개하면 회장인
기아자동차 조동규씨, 김현태씨, 현대자동차 양은창씨, 포토그랜드 곽명수,
곽남수 실장, 전남준 부장, 이즘 스튜디오 김태석 실장, 시스랜드 윤석구
대표이사, 비컴 정원식 실장, J&S 조윤배 실장, 포토랜드 엄영호 실장,
포맥스 디자인 이훈상 대표이사, 그리고 필자인 나이다.

본 회원중에는 최근까지 광고회사를 운영하다 결국 낙향하여 고향에서
갈비집을 운영하고 있는 윤석환씨가 아쉽게도 빠져 있다.

자동차는 아직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업이자 전망이 밝은 분야이며
그 이면에는 항상 우리와 같은 자동차 전문 광고인들이 열심히 뛰고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상기하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