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40명의 신입사원만 데리고 불과 두달만에
2천8백평규모의 대형 가정용품 전문할인점을 오픈했습니다.

저자신도 IBM에서 컴퓨터만 팔다 들어왔기 때문에 신입사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나산홈플레이스는 유통업의 문외한들이 만들었습니다"

지난 1일 문을 연 국내 최초의 가정용품 및 인테리어전문점 "나산 홈
플레이스"의 개점을 진두지휘한 김준호(38)이사는 "두달만에 오픈"은
무리라는 업계의 우려를 보란듯이 씻어냈다.

김이사는 지난 95년말 나산그룹이 임원공채를 할 때 36세(서울대 경영대
81학번)라는 젊은 나이에 "감히" 나산백화점 사장자리를 지망했다.

이런 패기를 높이사 나산그룹의 안병균 회장은 그에게 홈플레이스 사업
본부장을 맡겼다.

먼저 그는 "나산백화점은 업태의 발전단계로 보나 입지로 보나 어렵다.

전문백화점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래서 미국의 보스턴 컨설팅그룹에 자문을 의뢰했고 유럽의 생활용품
전문점인 "해비타트"와 미국의 "크레이트 앤드 바렐"을 벤치마킹했다.

그리고 "무서운 아이들"을 모집했다.

기존 유통업계의 때가 전혀 안묻은 신입사원, 그것도 여사원을 많이
뽑았다.

신세대 감각과 가정용품 판매에 필요한 여성 특유의 감각을 함께 사자는
전략이었다.

풋내기들은 기대했던대로 기존 백화점과는 전혀 다른 발상을 하기
시작했다.

본사마진을 줄여서라도 시중가보다 40%가량 싸게 팔기로 했다.

그는 홈플레이스의 등장으로 그동안 거품투성이이던 가정용품과 인테리어
용품의 판매와 시공시장에 대격변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비자 불만의 해소가 장사의 지름길입니다"

유통업 새내기 김이사가 밝히는 영업전략이다.

< 안상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