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백여명의 연구원들이 투입된 세계 최초의 광대역 CDMA 무선가입자망(WLL)
개발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다.

이에따라 우리나라는 세계서 처음 CDMA방식 디지털이동전화서비스를 상용화
한데 이어 또한번 차세대 무선통신기술대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통신 데이콤의 기술및 자금지원을 받은
C&S테크놀로지는 최근 WLL용 핵심칩의 시제품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1단계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WLL 프로젝트"로 명명된 이 사업은 제2시내전화사업자용으로 2.3GHz대의
주파수에서 10MHz의 대역폭을 사용, 1백44Kbps의 속도로 음성은 물론 동화상
을 전송할수 있는 디지털 WLL 상용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것.

이 프로젝트는 먼저 기술표준을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핵심칩을 개발하는
1단계와 상용칩을 이용해 시스템을 개발하는 2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 이 사업에는 한국전자통신 연구원과 12개 통신서비스및 장비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핵심칩을 개발중인 C&S테크놀로지를 비롯 기산시스템은 기지국및 기지국
제어장비를 개발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는 C&S테크놀로지가 개발한 WLL용 핵심칩의 상용제품을 양산,
하반기부터 시스템 개발업체에 공급하게 된다.

또 삼성 LG 현대-해태 대우-성미전자 한화-일진 대한전선-태일정밀연합 등
6개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시스템 개발업체들은 오는 연말까지 WLL 시스템을
완성, 내년부터 한통과 데이콤에 공급할 예정.

이처럼 국내 통신분야의 내로라하는 업체들이 공동으로 W-CDMA 방식 WLL
개발에 나선 것은 국내 최초로 이동통신 기술표준을 제정하고 이 표준에
적합한 제품을 국산화해보자는 정부의 의지 때문.

또 SK텔레콤이 지난 94년 7월부터 1백80여억원을 투입, 지난해 9월 개인
휴대통신(PCS)용 5MHz대역폭의 W-CDMA용 칩 개발에 성공한 것도 자신감을
안겨주는 계기가 됐다.

정보통신부 김창곤 기술심의관은 미 IDC, 루슨트테크놀로지 등도 WLL을
개발하고 있으나 기술수준은 국내와 비슷해 내년 1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WLL 상용시스템 구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러시아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유선보다는 무선으로 시내
전화망을 건설하는 것이 유리한 국가의 WLL 장비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번 WLL 프로젝트를 계기로 그동안 삼성 LG 등이 독자적으로만 통신
기술을 개발해옴으로써 발생했던 국가적 손실을 줄이고 국내 연구력을 집중함
으로써 세계와 맞설수 있는 기반을 다질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도경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