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원이 1일 발표한 "여신전문금융업법 제정 추진방안"은 여신전문금융
기관으로 하여금 모든 여신수요를 충족시킬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
한다는게 골자다.

진입을 자유롭게 하고 여신에 해당되는 모든 업무를 취급할수 있도록
함으로써 고객들이 최대한 편하게 돈을 빌릴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신용카드업을 제외한 할부금융업 시설대여(리스)업 신기술사업금융업
에 대해서는 일정한 자본금요건만 갖추고 출자자가 금융불량거래자등 특별한
하자가 없으면 원하는 대로 업무를 할수 있도록 진입제한을 거의 없앴다.

또 그동안 칸막이식으로 나눠왔던 업종을 한 회사가 모두 취급할수 있도록
함으로써 돈을 빌리는 개인이나 법인은 한 회사를 통해 모든 대출을 받을수
있게 됐다.

특히 일반대출을 포함해 어음할인 팩토링등 부대업무도 폭넓게 허용, 돈을
빌리기 위해서라면 한곳에서 모든 거래를 해결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대출에 대해서는 이른바 백화점식 토털서비스를 제공할수 있도록 했다.

또 업무운용준칙이나 업무방법서등에 의한 포괄적 규제는 폐지하고
소비자보호사항등 꼭 필요한 사항만 법령으로 규제하기로 했다.

정관이나 업무방법서도 내지 않도록 했고 동일인여신한도 유가증권보유
한도등 웬만한 규제는 다 제거했다.

진입제한과 업무칸막이를 없앰으로써 새로운 여신전문기관이 출현할수 있게
되고 현재 해당업종에 96개회사들도 각각 다른 여신업무에 뛰어들어 수많은
회사가 여신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업무상규제를 완화한데다 모든 형태의 여신업무를 부대업무로 포괄적으로
허용함으로써 그동안 제도금융권에서 배제돼 사채시장에서 취급되고 있는
다양한 대출서비스를 제공할수 있는 것은 물론 새로운 대출상품개발도
자유로워진다.

모든 틈새시장까지도 여신전문금융기관이 메울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금업을 따로 허용하지 않아도 된다는게 재경원 설명이다.

또 별도로 존재하고 있는 팩토링회사도 자본금요건만 갖추면 모든 여신을
취급할수 있는 여신전문금융기관으로 들어올 수 있게 했다.

금융기관이 난립해 감독이 어려워질 것에 대비,감독은 단순하지만 강력하게
만들었다.

등록업종은 경미한 사항은 과징금만 물리고 중대한 사항에 대해서는 등록을
취소하도록 했다.

인가제로 운용되는 신용카드업은 중간단계감독은 없애고 문제가 생기면
영업정지명령을 내린뒤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허가를 취소한다.

또 외부감사인은 증권관리위원회가 임의로 지정하도록 했다.

이번 여신전문금융업법제정은 금융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와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업계전체에 충격을 주고 결국에는 금융산업개편을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관들이 난립함으로써 규정에 없는 수신행위를 하는등의 경우에
대비한 감독기능정비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김성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