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주요 대기업의 대졸자 입사 경쟁률이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
경기침체에 따른 취업난을 실감케 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입사원서접수를 마감한 삼성 현대 LG 대우
롯데 한화 동부 두산 이랜드 등 주요대기업들의 입사경쟁률이 최고 27대 1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 상반기보다 크게 높아져 치열한 취업전쟁이 예상된다.

이처럼 경쟁률이 대폭 상승한 것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경기침체로 코오롱
진로 고합 등 많은 대기업들이 올 상반기 공채를 아예 실시하지 않은데다
공채를 실시하는 대부분의 기업들도 채용규모를 대폭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그룹은 졸업예정자만을 대상으로 지난 12일까지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1천20명 모집정원에 모두 1만3천56명이 지원, 지난해 상반기(9.8대1)
보다 훨씬 높은 12.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달초까지 원서를 받은 LG그룹도 1천2백명 모집정원에 1만2천명이 몰려
들어 경쟁률이 10대1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5.8대1)의 2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9대1의 경쟁률을 보였던 대우그룹도 19일까지 지원을 받은
결과 1천2백명 모집에 1만9천명이 몰려 15.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3백명의 대졸사원을 선발하는 롯데그룹도 총 5천5백명이
입사원서를 제출, 지난해 같은기간(13.3대1)보다 훨씬 높은 18.3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80명을 모집할 예정인 두산그룹도 7백20명이 지원,
지난해 같은기간(7대1)을 웃도는 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동부그룹의 경우 총 3백50명 모집에 일반접수 8천1백명과 인터넷접수
1천5백명 등 9천5백명이 지원, 경쟁률이 무려 27.1대 1까지 치솟았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상반기에 24대1의 입사경쟁률을 기록했었다.

또 24일 면접을 실시한 이랜드 그룹도 2백명 모집에 4천명이 응시, 지난해
17.3대 1을 앞지르는 2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삼성그룹도 1천1백명 모집에 2만4천명이 지원해 21.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상반기(24.5대1)에 비해서는 다소 낮아졌다.

삼성측은 올해 경쟁률 하락이 기계, 화학소그룹 등이 그룹공채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도 1백50백명 모집에 3천여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20대 1에
달했으나 올해는 모집학과를 제한한 탓에 지난해(25대 1)보다는 경쟁률이
다소 낮아졌다.

< 노혜령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