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홍 한국종합기술금융(KTB) 강남지점장은 벤처업계에서 알아주는 젊은
실력가이다.

그는 4~6년후 크게 자랄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싹"(창업가)을 찾아내
잘 키우는 탁월한 수완가로 평가되고 있다.

벤처는 "사람장사"라는 말이 있듯이 안지점장은 특유의 온화함과
친화력을 바탕으로 많은 모험가들을 만나고 이중 잠재능력자를 적확히
뽑아낸다.

그의 성적표를 보자.

최근 2년여간 알토란 같은 결실을 꽤나 일궈냈다.

한국카본 경인양행 영풍제지등 5개 기업을 상장시켰고 동서 한국화이바
풍연물산등 7개 기업을 코스닥시장에 등록시켰다.

이들 기업에 모두 1백46억원을 투자, 짧은 기간에 성장시켰다.

투자회사으로부터 확보한 수익은 총 2백52억원(추정).

벤처기업 뿐아니라 KTB에도 혼자서 1백6억원을 벌어다 준 셈이다.

"남들이 투자를 꺼리던 90년대 초반 불경기때에 과감히 투자한 것이
운이좋아 적중했을 뿐"이라고 안지점장은 겸손해한다.

사실은 발로 뛴 결과이다.

가령 한국카본에 투자하기까지는 경남 밀양에 6번이나 내려갔을 정도이다.

이같은 성과에 힘입어 그는 41세의 젊은 나이에 지난해 6월 심사부차장에서
벤처 요지인 서울 강남지점장으로 발탁됐다.

투자방법에 있어 안지점장은벤처캐피털의 연대 동반투자(Co-financing)를
선호한다.

그가 발굴한 모험기업에는 통상 다른 창투사들이 합세를 자청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영역도 제한하지 않는다.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만능 스포츠맨인 그는 "벤처가 전자와
정보통신에만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양성을 강조한다.

정밀화학 정밀기계 유전공학, 특히 패션분야도 벤처비즈니스로서 전망이
밝다는 견해이다.

< 문병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