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한보사건 국정조사특위는 22일 김현철씨의 핵심측근이며 재산관리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주)심우대표 박태중씨를 증인으로 출석시켜
"김현철-박태중 커넥션" 의혹에 대해 추궁했다.

여야의원들은 특히 박씨를 상대로 한 이날 청문회가 오는 25일 "김현철
청문회"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음을 의식, <>대선자금 <>한보특혜 대출
개입 <>김현철씨의 국정개입 <>재산형성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캤다.

그러나 박씨는 민방선정개입 등 그동안 제기된 각종의혹에 대해 사실무근
임을 강조하며 "검찰에서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현철씨와의 관계에 대해 그는 "친구사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박씨는 이런 맥락에서 <>한보사태이후 현철씨를 세차례 만나고 <>그에게
한보사태관련 대응책을 제시했으며 <>사무실 유지에 필요한 인건비를 제공한
사실 등을 시인했으나 결코 현철씨의 재산관리인이나 참모로서 한 일은
아니라고 밝혔다.

박씨는 현철씨와 한보간의 관계에 관련된 항간의 의혹에 대해서도 강력히
부인했다.

박씨는 <>2천억원리베이트설 <>정보근 한보회장과의 접촉및 대출개입설
<>한보자금수수설 등에 대한 의원들의 추궁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답변
했다.

특히 박씨는 지난 21일 박경식 G남성클리닉원장이 청문회에서 박씨와의
접촉사실을 증언했음에도 "박원장을 단 한차례도 만난적이 없으니 필요하면
대질신문까지 받겠다"고 버텼다.

박씨는 또 잦은 해외출장이 비자금을 은닉하기 위한 것 아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전시회를 보기 위해 간 것""사업상 방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박씨는 평범한 사업가로서는 하기 어려운 일들을 했음을 시사하는
여러 증언을 했다.

우선 박씨는 나이(38)에 어울리지 않을만큼 많은 재계고위인사들을 접촉
했다.

박씨는 한창 라인건설 코오롱 한통엔지니어링 등의 고위관계자와 만났다고
밝혔다.

물론 박씨는 라인건설 공병곤부회장의 경우 "김영삼대통령 취임후인
93년초 나사본시절 도와준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기 위해 만났다"고
말해 이같은 폭넓은 인맥이 대선운동과정에서 형성됐음을 짐작케 했다.

박씨는 재산형성과정에서 대해서도 "의부로부터 증여받았다"고 주장했을뿐
명쾌히 설명하지는 못했다.

사업을 해 이렇다할 재미를 보지도 못한 박씨가 어떻게 그많은 돈을 손에
쥐고 움직일 수 있었느냐에 하는 의혹은 그대로 남는 셈이다.

더욱이 박씨는 "나사본 총괄사무국장시절 현 김혁규 경남지사와 최형우
고문 등으로부터 돈을 받아 썼다" "나사본 총무부장 백창현씨에게 수표를
준 것은 사실"이라고 말해 박씨가 대선이후 쓰고 남은 대선자금을 관리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허귀식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