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은행들이 21일 진로그룹계열 6개사를 부실징후기업 정상화지원대상으로
선정키로 하고 오는 28일 "제1차 채권금융기관 대표자회의"를 소집키로
통보함에 따라 진로그룹은 일단 부도위기를 넘기게 됐다.

채권기관들은 대표자회의에서 가능하면 진로그룹을 정상화지원대상기업으로
확정, 1천억원의 긴급자금을 지원할 방침이어서 큰 변수가 없는한 진로그룹
은 회생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그러나 채권은행간에 <>장진호 진로그룹회장의 경영권유지여부와 <>진로의
24개 계열사중 몇개를 살릴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여전히 변수는
남아 있다.

특히 <>종금사등 제2금융기관이 긴급자금지원및 정상화기업지정에 동의
할지도 아직 미지수이고 <>일부 금융기관이 진로그룹의 어음에 대해
"대여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 승소할 경우 채권행사유예(어음교환유예)가
사실상 원인무효화할 가능성이 있어 정상화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속단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오는 28일 제1차 대표자회의가 열리기전까지 진로그룹과 계열
주거래은행들이 자구노력및 경영권포기여부에 얼마나 의견접근을 보느냐에
따라 진로그룹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만일 진로가 경영권을 완강히 고수하는등 기득권에 집착을 보일 경우
"부실채권정리대상" 기업으로 선정돼 법정관리나 제3자인수등의 길을 걸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수 없다.

<> 정상화지원대상 계열사 =현재로선 진로 진로인더스트리즈 진로종합식품
진로건설 진로종합유통 진로쿠어스맥주등 6개의 진로계열사가 정상화지원
대상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은행들이 다소 무리를 해가면서까지 "부실징후기업의 정상화촉진등에 대한
금융기관협약"을 밀어붙인것도 상당부분 진로그룹을 회생시켜야 한다는
당위성에서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환 상업은행 여신담당상무도 "진로의 24개 계열사중 6개기업의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일단 이 계열사를 정상화지정기업으로 선정토록할 계획"
이라며 "6개기업이 자금난을 넘기면 나머지 계열사들도 정상화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오는 28일 열리는 제1차 대표자회의에서는 <>우선 긴급자금
1천억원을 진로에 지원하고 <>채권행사 유예기간을 보름간 연장하며
<>전문기관에 의뢰, 자산부채에 대한 정확한 실사를 행사키로 결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부채에 대한 실사를 바탕으로 필요자금을 산정, 채권기관들이 여신
비율에 따라 협조융자를 실시할 것이란게 중론이다.

<> 제2금융기관 입장 =지난달말 현재 진로그룹의 순여신은 3조8백44억원에
달한다.

이중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 참가하는 종금사와 보험사의 여신만
1조7천9백2억원에 이르고 있다.

전체여신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대표자회의는 여신금액기준 4분의 3이상의 채권을 보유한 금융기관의 찬성
으로 의결하게 규정돼 있다.

경우에 따라선 은행들이 정상화지원대상기업을 추진하더라도 제2금융권이
조직적으로 반발하면 원인무효화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진로그룹이 "부실채권정리대상기업"으로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으며 6개계열사중 은행의 여신비중이 높은 몇개만 합리화대상기업이 되고
나머지는 탈락할 경우도 상정할수 있다.

제2금융기관들은 현재 추가여신부담에는 참여할수 없으며 지난주중 진로의
미결제로 사실상 부도처리된 3백억원가량의 어음을 우선 결제하지 않으면
합리화업체지정에 동의할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 진로그룹의 입장 =진로그룹은 그룹전체가 얼마든지 회생할수 있다며
6개 계열사외에 청주진로백화점 진로베스토아 G-TV등 3개사도 정상화기업
대상에 포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1조2천억원 상당의 자구계획의 조기실현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아울러 장회장일가의 주식을 추가담보로 제공할수 있다는 의사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이 요구할 예정인 경영권포기각서제출이나 장회장 개인재산의
추가담보제공등에는 응할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변수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