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을 주로 수집하는 주체는 개인과 기업 화랑 미술관들이다.

세계적으로 볼 때 훌륭한 미술품들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 개인이나 기업
또는 미술관들이 명성을 떨치고 있지만 개성있는 컬렉션으로 유명한
화랑들도 많다.

미국의 레오카스텔리 화랑도 그중의 하나.

화랑대표인 레오카스텔리는 루마니아 부쿠레시티출신으로 원래는 골동품을
즐겨 수집하던 미술애호가였다.

이후 파리로 이주, 미술과 건축을 하는 친구들과 사귀면서 아예 화상으로
변신한 케이스.

재스퍼 존스, 로이 리히텐슈타인, 앤디 워홀, 클래스 올덴버그, 프랭크
스텔라 등 수많은 작가들을 무명시절에 발굴해 대가로 만든 장본인이다.

컬렉션은 대부분 이들의 작품으로 존스의 판화는 1백여점이나 갖고 있다.

파리에 본점, 뉴욕과 취리히 등에 지점을 열고 있는 르롱화랑은 유럽
화랑의 선봉장격이다.

르롱화랑의 주인인 다니엘 르롱은 전직 행정관리였다.

마그화랑과 남프랑스의 마그 파운데이션을 설립한 에메 마그를 통해 미로,
칼더, 자코메티 등 거장들을 만난 그는 이때부터 인생행로를 바꾸게 된다.

화상이 된뒤 타피에스 알레친스키 등 거장들은 물론 제임스 브라운,
쿠넬리스 등 창의성이 풍부한 젊은 작가들을 발굴한 그는 이들과 오랜동안
함께 일하며 르롱을 유수의 화랑으로 키워냈다.

그는 훌륭한 컬렉터가 되려면 무엇보다 미술품을 많이 접해야 하며
미술관도 자주 방문, 감식안을 기를 것을 권유한다.

또 독서 음악감상 등 다양한 방면에서 교양을 쌓아두는 것도 때로는
컬렉팅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미술품을 고를 때는 무엇보다 자신의 취향에 맞고 좋아하는 작품을
고르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독일의 쾰른을 근거로 파리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화랑을 운영하고 있는
카스텐 그레브화랑도 훌륭한 컬렉션을 자랑한다.

그레브는 예술가들과 교류하고 그들의 스튜디오를 직접 방문, 그림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이것이 지금 세계굴지의 화랑으로 성장하게 된 시발점이 되었는데 이처럼
컬렉터로 시작, 화랑을 경영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는 자신의 일에 뚜렷한 확신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화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려면 최고 품질의 작품을 다루며 최상의
전시를 함으로써 예술은 훌륭한 것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깨닫게 해야 한다고
그는 생각했다.

스위스 바젤의 유명한 바이엘러 화랑의 대표 에른스트 바이엘러 역시
훌륭한 컬렉션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화랑들이 작품수집보다는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그는
컬렉션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컬렉션의 대부분은 자신의 화랑에서 전시했던 작품들로 오랫동안 치밀한
계획을 세워 작품을 모아왔다.

바이엘러는 자신의 컬렉션을 중심으로 미술관설립계획을 세우고 이미
세계적인 건축가 렌조 피아노에게 미술관설계를 의뢰했고 오는 6월11~18
열릴 바젤아트페어에 맞춰 개관할 예정이다.

바이엘러화랑은 자코메티,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레제, 브라크,
피카소 등 최정상급 작가들의 작품을 대거 수집했다.

그는 탁월한 설득력과 긴밀한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모았다.

지난 60년에는 미국의 컬렉터 톰프슨이 소장했던 1백여점의 폴 클레작품을
구입했고 톰프슨을 설득해 그의 소장품인 세잔느, 피카소, 마티스, 폴록의
작품 2백50점을 유럽 주요 미술관과 뉴욕 구겐하임에서 전시하도록 했다.

이처럼 화랑대표중에는 단순히 작품을 매매보다는 미술에 남다른 열정과
애정을 가진 진정한 미술애호가가 많았다.

< 갤러리 현대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