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닉 프라이스의 MCI 클래식 우승은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그의 이번 우승은 그의 오랜 친구이자 캐디였던 제프 메들런에게
바치는 승리였다.

9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프라이스의 캐디였던 메들런은 현재 백혈병으로
투병중이다.

그는 두번이나 골수이식수술을 받는등 필사적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을 기약할 수 없는 상태. 메들런은 지난 90년초 다짜고짜 프라이스를
찾아가 말했었다.

"당신의 캐디를 하고 싶소. 나를 써주시오"

프라이스는 당시 직업이 없었던 메들런을 "무슨 마음인지" 즉각
채용했고 그 이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해진 "명 콤비"가 됐다.

프라이스가 2년연속 상금왕에 올랐던 93-94시즌 전성기도 메들런과의
합작품이었다.

최근 2년동안 극히 부진했던 프라이스는 올들어 전성기때의 기량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입버릇 처럼 말했다.

"메들런을 위해 반드시 우승하고 싶다"

프라이스가 대회때 마다 모자위에 달고 있는 "녹색 리본"은 바로
메들런의 쾌유를 비는 것이자 그에게 바치고자 하는 우승에의 염원이었다.

우승후 프라이스는 말했다.

"이번 우승이 메들런에게 작은 격려라도 되면 더 바랄게 없다"

"꺼져가는 생명"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프라이스. 프라이스로서는
그가 줄 수 있었던 "최선의 선물"을 메들런에게 한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