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올해 계획하고 있는 6%대의 경제성장은 선진국들도 부러워할 만한
높은 수준입니다.

게다가 저축률이 높고 실업률은 낮아 현재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이 충분히
개선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임창열 통상산업부장관 초청으로 방한중인 레나토 루지에로 세계무역기구
(WTO)사무총장은 17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한국경제를 이렇게 평가하고
"세계7위의 무역국인 만큼 경제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더라도 세계경제에
역행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소비운동을 어떻게 보나.

"임통산장관과 면담하면서 정부가 개입한 것이 아니라 소비단체들의 민간
운동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그러나 한국경제가 자유무역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이러한
추세에 역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른 나라들이 한국의 소비절약운동을 걱정하고 있다고 듣고 있다"

-EU(유럽연합)가 WTO에 한국의 소비절약운동을 제소키로 했다는데.

"WTO에 우려를 표명하는 서한을 보내오긴 했지만 분쟁해결절차에 정식
제소하거나 협의를 요청한 사실은 없다"

-한국 경제를 어떻게 보는가.

"6%대의 경제성장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런 문제는 선진경제에서도
나타나는 것들이다.

경상적자나 실업률도 다른 나라보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한국의 시장개방 수준은.

"많은 진전이 있지만 아직도 투명성을 높일 부분이 있다"

-한국을 방문한 성과가 있다면.

"한국측과 28개 WTO후보국들의 가입문제를 신속히 마무리하자는데 합의를
봤다.

한국이 최빈개도국들의 시장접근과 관련해 기여할 부분이 있음을 강조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WTO정신에 합당하다고 보는가.

미국은 무역적자때 슈퍼 301조를 활용했는데.

"WTO정신은 국제적 법칙에 따라 다자간 무역체제를 구축하는 것인데
지역협정이 다자각 무역에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NAFTA의 합치성 여부 검증은 현재 WTO 지역협정위원회에서 진행중이다.

미국은 WTO 발족이후 301조를 가동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

< 박기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