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이 되려면 등산 낚시 바둑 등의 같은 취미를 같거나 같은 직장내의
운동클럽, 인근지역의 동업자단체와 같이 무언가 공통관심사가 있어야
한다.

필자가 회원으로 있는 "경왕회"는 경제에서 으뜸이 되자는 취지에서
70년대 서울상대를 다녔던 서울고 출신 경제학도들이 주축이 돼 80년대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면서 15년전에 결성됐다.

70년대 학창시절은 유신정권의 긴급조치 남발, 박정희 전대통령 사망,
군부하극상 반란, 광주민주화 투쟁, 전두환정권 집권으로 이어지면서
휴교 휴업 휴강으로 점철된 혼란기였고 80년대 사회초년병 시절은
전.노 철권통치에 따라 말과 생각이 말살된 암흑기였다.

젊은 시절 20년의 대부분은 군사정권의 억압, 이에따른 부정과
비리속에서 유.무형의 민주화 노력을 하면서 때로는 절망상태에 대한
울분을 토하면서 방황하기도 했다.

따라서 우리의 삶속에 취미와 교양생활이 체계적으로 자리잡기는
상당히 어려웠다 하겠다.

경왕회원의 공통인자는 상대 출신으로 각 사회조직의 경제분야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이므로 경제관련 지식과 경험의 교류, 연구토론과 공감대
확산 및 경제적 자질의 향상이 경왕회의 목적이다.

1년에 4차례 모일때마다 경제토론 사회비판 제도개혁의 의견교환 등
골치아픈 주제가 대부분이지만 열띤 격론의 자세는 학생시절 이상이었다.

필자의 다른 모임 대부분은 친목도모 취미 음주 노래방 등의 소시민적
즐거움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모임인 반면 경왕회에선 새로운 지식과
경험의 습득, 심각한 토론, 다른 사람의 업무에 대한 적극적 주장과 건의
등으로 자극을 받으며정신적 재충전을 하게된다.

특히 30여명 회원의 5분 근황발표는 다른 사람과 다른 조직은 이해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경영회 열성회원으로는 최완수 학국경제신문기자,
남기섭 수출입은행팀장,
박병우 한미은행차장,
어수봉 노동연구원박사,
오세만 한국은행과장,
황진택 삼성지구환경연구소박사,
김영진 아남텔레콤이사,
김철수 메드넷대표이사,
양시영 쌍용증권부장,
장윤종 산업연구원박사,
이우헌 경희대교수
정남석 한국은행감사실,
정홍상 재경원서기관,
최두열 한국경제연구원박사,
최낙균 산업연구원박사,
박재훈 인천대교수,
오정규 재경원서기관,
정영록 대외경제정책연구원박사,
표희선 신도리코상무 등이 있다.

이들은 지금도 모이면 경제문제와 사회제도를 고민하고 집에 가서는
자식에 대한 경제교육에 시간을 할애하며 휴일엔 가족과 함께하는 건강한
소시민들이다.

취미 동호 운동 등과 같이 모이는 재미는 없어도 사회에 대한 공동
관심의 확산, 지적자극, 깨끗한 경제를 위한 노력에 대한 서로간의 믿음
등으로 유대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