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태선 전한보철강사장은 16일 포항제철이 가격인하 등 고사작전을 펴
한보철강의 부도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홍 전사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보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 신한국당 김문수의원의 신문에 이같이 밝히고 "포철이 한보철강을
인수해 판매가격을 연계하지 않는한 (수지를 맞추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홍 전사장은 "포철이 당초 우리와 같은 설비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8개월후 도입했고 핫코일 독점체제가 무너질까봐 가격을 종래의 t당
25만8천원에서 23만여원으로 8% 내려 한보 고사작전을 폈다"면서 "포철은
한보비극을 부른 장본인"이라고 말했다.

홍 전사장은 "포철측의 가격인하정책과 관련해 통상산업부에 강력히 항의
했고 작년말 김만제 포철회장을 직접 만나 재고를 요청했다"면서 "그러나
포철은 인하된 가격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답변했다.

이에앞서 여야특위위원들은 이용남 전(주)한보사장을 상대로 국민회의
김상현 민주당 이중재의원 등에 대해 로비 자금을 전달한 경위와 이들
자금의 대가성을 중점 추궁했다.

이 전사장은 "정보근회장의 지시로 김상현 의원을 만났고 정태수 총회장의
지시에 따라 5천만원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이 전사장은 또 "매년 여야 전.현직의원 10~20명에게 50만~1백만원의
후원금을 제공했으나 민주당 이의원처럼 5백만~1천만원상당을 제공한 예도
있다"면서 "공무원들에게는 경조비를 지급했다"고 말했다.

이 전사장은 "지난해 10월 초.중순께 국민회의 정세균의원을 찾아가
당진제철소문제에 대한 협조를 구하면서 1천만원이 든 선물세트를 전했으나
거절당했고 국민회의 김원길의원에게는 후원금을 내고 영수증을 받았다"고
답변했다.

이 전사장은 또 "청와대 윤진식비서관을 지난해 8월 만났다"며 청와대
접촉사실을 시인했으나 "러시아석유회사의 지분인수에 따른 송금문제에 관한
자문을 받았을뿐"이라고 해명했다.

< 허귀식.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