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종이팩업계가 주수요업체인 유가공업계의 판매부진과 달러화 급등으로
도산직면에 처해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아이피 한국팩키지 삼륭물산 삼영화학 등 종이팩
제조업체들은 우유시장규모가 감소추세를 보이는데다 달러화 상승으로 원가
상승액만도 14%에 달해 심각한 경영난을 맞는 등 벼랑에 몰렸다.

이에 따라 종이팩업체들은 환차로 인한 원가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해줄 것을
유업계에 요구하고 있으나 서울우유를 비롯한 유업계역시 우유시장의 침체로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종이팩의 연간 시장규모는 9백억원.

원가의 75%이상을 차지하는 펄프 원지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
에서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원가가 7억원씩 올라간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이다.

종이팩업계는 이에 원가 절감노력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환율
상승분이 제품가격으로 보전되지 않을 경우 도산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
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종이팩업체들이 쓰러질 경우 종이팩가격이 국내보다 40~50%
비싼 일본 대만으로부터 수입을 할수밖에 없어 유업계의 경영부담은 더 늘어
나고 수급차질마저 빚어질 우려가 있어 종이팩 가격의 현실화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아이피의 관계자는 "종이팩업체들은 달러화 절상및 엔화 절하, 8%의
고관세율, 우유시장규모의 축소 등 4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종이팩의
가격 인상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신재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