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공급의 적정수준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은행은 MCT (총통화+양도성예금증서+금전신탁) 증가율이 연간목표범위
(15~20%)의 중간선인 17%대로 접어들었다는 점을 들어 통화정책이 비교적
"순항"하고 있고 적정수준의 통화가 공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중심통화지표의 하나인 M2 (총통화) 증가율이 20%대를 유지
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경기불황기치고는 돈이 너무 많이 풀리지 않느냐고
우려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17.8%로 낮아진 MCT 증가율을 2.4분기에도 17%대로 유지하면
현 경기상황상 적정한 시중유동성을 공급하게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당초 설정한 MCT 증가율 목표가 6%안팎의 성장률과 4.5%정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것이기 때문에 전혀 차질이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보철강과 삼미그룹의 부도로 촉발된 불안심리가 아직도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인데다 기업들의 재고조정 지연으로 운전자금수요가 계속
되고 있는 상태여서 급격한 긴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20.5%까지 올라간 M2 증가율도 5월이 되면 정상화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통화관리목표를 달성하면서 금융시장도 안정시키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도 MCT의 17% 증가는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금융계와 학계 일부에서는 경기가 급격히 추락하고 있는 것을 감안
하면 현 통화증가율도 높은 것이며 자칫하면 물가불안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통화당국이 아직도 유효한 통화지표로 사용하는 M2 증가율이
3년5개월만에 처음으로 20%대에 접어든 것 자체가 경고신호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올 연말 대통령선거전이 본격화되면 통화공급도 늘어날 것이 뻔한데다
경상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을 고려하면 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더욱 과감한 안정화정책(총수요관리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