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의 이홍구 박찬종 이수성 고문 등이 민주계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어 민주계의 향배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이 민주계에 "구원의 손길"을 보내고 있는 것은 국민적 지지도와는
별개로 당내 경선의 관문이 대권도전의 열쇄인데다 민주계가 타후보군들보다
자신들에게 비교적 거부감이 적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당내세를 대략적으로 감안해 보더라도 민주계가 독자후보를 내지
않고 특정 인사를 밀 경우 경선의 대세는 판가름난다고 볼수 있다.

최형우 고문의 갑작스런 입원을 계기로 민주계가 차기정권 재창출에 결정적
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해 가면서도 안으론 독자후보를 낼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동상이몽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들이 민주계를
집중 공략하게 만드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홍구 고문은 2일 조선호텔에서 "민주화 세력 모임"의 간사장을 맡고 있는
서석재 의원과 조찬회동을 가졌다.

이날 모임에서 이고문은 권력구조 개편론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설명하고
민주계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관측이 맞다면 이고문은 차기정권에서 민주계도 정치적 지분을 계속
확보해야 한다는 민주계 일각을 겨냥, 권력분점의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그동안 지역적 연고와 국민적 지지도 1위를 무기로 민주계 인사들을 개별적
으로 접촉해온 박찬종 고문은 3일 조선호텔에서 열리는 "최형우 고문 쾌유를
비는 민추협 모임"에 참석, 민주계와의 유대를 다진다.

박고문측은 2일 이와관련, 지난 5공 군사독재시절 정보기관의 감시를 피해
가며 YS와 함께 야권인사들을 비밀리에 접촉, 15명의 전직 의원을 모임에
가입토록 서명을 받은 박고문에 대한 YS의 인식은 각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고문 자신도 이날 "결정적인 순간에 보자"며 당내세가 취약하다는 지적을
일축했다.

최근들어 대구지역을 방문, 각계 인사들과의 교분을 확대하고 있는 이수성
고문도 민주계와의 물밑 접촉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호형호제" 하는 사이인 최형우 고문을 몇차례 문병한데 이어 김수한
국회의장과도 최근 회동했다.

이고문으로서는 대구.경북 지역만의 발판으로는 대권도전이 쉽지 않은데다
그나마도 TK "맹주"를 자임하고 있는 김윤환 고문이 버티고 있어 민주계와의
연대가 성사되지 못할 경우 당내 경선에 나서기도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민주계 인사들은 "주군"이라 할수 있는 김영삼 대통령의 의중이 전달
되지 않고 있어 다소 우왕좌왕하는 분위기다.

그러한 가운데서도 경선출마를 거의 확실한 김덕룡 의원과 이인제 경기도
지사는 민주계 후보단일화의 필요성을 지적하며 지지세 확대를 위해 분투중
이다.

서석재 의원은 후보문제에는 언급을 자제한채 민주계의 단합과 외곽조직
다지기에 여념이 없다.

민주계가 각개격파 될지 또는 독자후보를 내거나 특정후보와 제휴하게 될지
여부는 여권 경선구도에 있어서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정호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