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강선 <조강선 비뇨기과의원(서초구 서초동) 원장>

어떤 질병이건 조금씩 정서불안을 동반하게 되지만 전립선염 환자들이
갖는 정신적 불안감과 고통은 유별나다.

그래서인지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서는 순간 전립선염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짐작할만큼 환자얼굴에서 우울증과 ''꼭 낫겠다''는 집착이 어우러진 독특한
분위기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들중 일부는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울 정도다.

전립선염 환자들이 정서불안과 우울증을 심하게 느끼는 첫째 이유는
전립선의 고유기능을 명확하게 알지 못해 불필요한 억측을 일삼기 때문이다.

그동안 발기력이 정상이었던 사람들은 ''앞으로의 발기력에 문제가
없겠는가''라고 걱정한다.

때로는 염려가 지나쳐 실제로 발기부전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성기능저하탓으로 병원을 찾아 의사와 상담할때도 대뜸 전립선
치료를 요구한다.

그리고 ''임신이 가능한지'' ''임신하면 태아에게 문제가 없는지'' ''부인에게
병을 옮기지 않는지'' ''나중에 전립선암이나 전립선 비대증으로 악화되지
않는지'' 등의 질문을 한다.

전립선염환자의 아내는 임신과 출신에 별지장이 없다.

과음으로 신체가 취약해져 요도염으로 악화되지 않는다면 부인에게 병이
옮겨질 가능성도 희박하다.

암이나 비대증과도 거리가 멀다.

둘째 전립선염에 대해 모르는게 많다는 점이다.

염증이 전혀 없는데도 전립선관련증상을 심하게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전립선증''이라 한다.

오랫동안 전립선염을 앓았다고 주장하는 사람가운데 절반이상이
전립선염이 아니었다.

반대로 염증이 심한데도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도 있다.

치료중 검사상으로 호전됐는데도 환자가 느끼는 증상은 전혀 좋아지지
않은 경우가 있는가 하면, 검사상 별로 좋아지지도 않았는데 환자 스스로
느끼는 증상은 현저히 나아지는 수가 있다.

전립선염을 세균성과 비세균성으로 구분하는 사람도 있지만 구분이
명확하지 못하며 전문의들간에도 환자에게 전립선염에 대한 서로 다른
소견을 들려줘 혼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비세균성으로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세균성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고 치료과정에서 항생제를 투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셋째 오랜 치료에도 불구하고 잘 낫지 않는다.

보통 1~3개월 금주하며 위장장애의 고통을 참아가며 약물을 복용하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지만 치료결과가 신통치 않다.

노력만큼 실망도 크다.

다른 여러이유들과 맞물려 오히려 불안 우울증세가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넷째 환자의 성격도 문제다.

대수롭지 않다는 의사의 분명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에 쌓인 강한
오해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전립선염의 치료에는 항생제근이완제 등을 이용한 약물요법 온열요법
좌욕법 전립선마사지법 등이 다양하게 쓰인다.

항생제는 경구복용하면 전립선까지 침투하기 힘들다.

전립선 안으로 항생제를 직접 주사하는 방법이 효과적인 방법이다.

정신적 안정을 찾는게 최선이며 다른 방법으로 효과가 없을 경우 부득이
이 방법을 사용할수 있는데 약 70%의 치료효과를 기대할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