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 (위원장 김창렬)는 29일 서울 프레스센터 14층 대회의실에서
"97 춘계 TV프로그램 개편에 관한 토론회"를 열고 방송사의 프로그램
분류기준 및 편성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보도 10%이상, 교양 40%이상, 오락 20%이상으로 돼 있는
현행 규정에 문제가 있는 만큼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호준 방송위원회 연구원은 97 춘계 TV프로그램 개편내용을 분석한
주제발표를 통해 "방송사의 프로그램 분류에 일관성이 결여돼 있고
분류기준 또한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KBS2TV와 SBSTV의 경우 50%이상을 오락프로그램에 할애,
다른 부문의 편성기준 준수를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장영수 KBSTV 편성부주간은 "개편 때마다 보도와 오락 교양의
분류기준에 맞추느라 고심한다"면서 "오락 드라마 등의 기준 제시보다
프로그램 질에 대한 지적이 더 중요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윤건호 MBCTV 편성부국장도 프로그램 품격에 관한 기준 제정이 보다
현실적이라고 얘기했다.

조연하 여성매스컴연구회 연구원 또한 "프로그램의 탈장르화가 이뤄지는
만큼 형식적인 기준보다 내용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기태 방송비평회 총무이사는 "채널에 따라 성격이 다른 상황에서
편성기준을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강대인 계명대교수는 "이 문제는 방송법이 만들어진 이후 30년간 계속
논의돼 왔다"면서 "방송법 시행령을 손질, 현실에 맞는 프로그램 분류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오춘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