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아이의 어머니이다.

얼마전 학교에서 새로운 담임 선생님과의 상견례를 겸한 대화의 시간을
마련한 적이 있어 참석했었다.

이 자리에서 선생님은 자신의 교육관 교육방법등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학부모들에게 몇가지 당부의 말도 하였다.

당부말인즉 자신은 일체의 촌지나 선물은 받지 않으니 학부모께서는 이에
대한 걱정이나 고민은 조금도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이에 한 학부모가 "스승의 날 같은 경우에는 그냥 있기가 어렵다"고 하자
선생님은 "정 그러면 그날만큼은 꽃 한송이 정도는 받겠다"고 하였다.

내심 촌지에 대한 부담감을 갖고 있었던터라 이 말을 듣는 순간 신선한
충격과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설명회를 마치고 교실을 나오는 학부모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묻어
있었고, 이구동성으로 "참으로 훌륭한 선생님"이라고 했다.

물론 이와같은 선생은 비단 이 선생뿐만이 아니라 대부분 선생들의 모습일
것이라고 믿고 있다.

학부모들과 선생님과의 공개적 만남을 제공한 학교측의 배려도 썩 괜찮은
일이었지만, 분명하면서도 단호한 선생님의 말씀이 우리교육의 밝은 미래를
보여주는 것 같아 마음 든든하고 흐뭇했다.

일부지방에서는 교사들이 촌지 거부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이러한 신선한 운동이 전국으로 퍼져 나가 촌지는 받지도 주지도 않는
깨끗한 교육풍토가 조성되었으면 한다.

김경분 < 경기 고양시 성사동 주공아파트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