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년 3월이 오면 따뜻한 봄맞이 기분보다는 각대학 개학에 맞춰
개시되는 학생들의 시위를 먼저 걱정하는 실정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대학 학생회가 "화려한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봄을 맞는 국민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고 있다.

학생들의 시위메카로 알려진 연세대 총학생회가 새학기를 출범하면서
"대학다움에 대한 진실"을 모토로 새로운 활동을 벌여 주목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다.

우선 기존 학생운동권의 전유물처럼 인식돼 온 통일문제 논의가 아닌
실천차원의 사업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사업 내용을 보면 재중동포돕기 모금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자연보호를
위해 나무에 플래카드를 걸지않기로 했으며, 상업문화로 찌든 신촌로터리
일대를 대학로지정을 위한 정화운동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 대학 학생회는 학생 본연의 학내문제보다는 일부 학생회
간부들의 시각으로 학생회가 운영된게 사실이다.

물론 기성세대들의 잘못된 관행들에 대해서는 과감한 지적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사회 현실에 대한 편협된 시각의 잣대로 모든 사회를 진단해서는
안된다.

특히 통일 문제 등 정치적인 문제들을 민주적인 방법이 아닌 군중심리를
이용한 다수의 물리적인 힘에 의존하는 시위일변도의 학생운동은 이제
끝내야 한다.

연세대 학생회의 변신과 같이 이제 다른 대학 학생회도 변해야 한다.

학생들이 변할 때 우리 미래는 밝다.

신은영 < 경기 성남 분당구 수내동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