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 파도는 결코 큰 물살을 이겨내지 못한다.

대세는 흐르는 물과 같아서 좀처럼 거스르기가 어렵다.

"한보 불끄기"로 풀려나온 자금이 지난 두달간 주가파도를 일으켰지만
결국 큰 물살에 파묻히고 있다.

대세를 쥐고 있는 경기가 바닥을 확인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환율 금리 경상수지 기업자금난 같은 것은 갈수록 꼬이고 있다.

새 경제팀이 주중 "경제살리기" 대책을 발표한다고 하나 누워있는 경제를
벌떡 세울 묘안은 없다.

갈길이 급하다면 잔파도라도 타야겠지만 조수가 바뀌기를 기다려도 결코
늦지 않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