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개정으로 상급단체 복수노조가 허용된 것을 계기로 복수노조
설립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금명간 국내최초로 산별복수노조가 등장할
전망이다.

또 내년초에는 민주노총 산하 병원노련이 의료산별노조로 전환,지난
80년 법으로 금지됐던 산별단위노조가 18년만에 재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민주화학노동조합협의회는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소재 농업기술진흥관에서 전국민주화학노동조합연맹 창립
대의원대회를 가졌다.

신설 민주화학노련은 민주노총 지침에 따라 노동부에 산별노련 설립신고를
하기로 결정,금명간 신고를 마칠 예정이다.

이날 대회에는 금호타이어 LG화학 두산유리 한국네슬레 동서식품 등 37개
노조(1만3천명)가 참여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노조설립신고가 들어오면 전국규모의 산별
노련으로서 적합한지,조합 간부들의 자격에는 문제가 없는지,조합 설립
목적이 합당한지를 따져본뒤 문제가 없으면 신고증을 교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화학노련이 노조설립허가를 받고 나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산별복수노조체제가 등장하게된다.

국내에는 현재 화학업종을 대상으로 하는 상급노동단체로 한국노총
산하 화학노련과 민주노총 산하 민주화학노조협의회가 있으나 민주
화학노조협의회는 노조설립허가를 받지못해 법외단체로 남아있는 상태다.

민주화학노련에 이어 민주노총 산하 법외단체인 자동차노련 민주금속노련
화물운송노련 지하철노조협의회 건설일용노조협의회 등도 잇따라 산별노련
설립대회를 갖고 노조설립신고를 할 예정이다.

이에앞서 올들어 한국노총 산하 금융노련을 탈퇴한 70여개 금융기관
노조대표들은 지난 11일 대표자회의를 갖고 오는 4월29일 민주금융노련을
창립한뒤 곧이어 민주노총에 가입키로 결의했다.

한편 민주노총 산하 병원노련은 최근 숭실대에서 정기대의원대회를
갖고 내년 2월 전국의료산별단위노조로 전환키로 하고 의료산별건설추진
위원회를 발족했다.

의료산별노조가 설립되면 지난 80년 노동조합법 개정으로 설립이 금지
됐던 산별단위노조가 약 18년만에 다시 등장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산별단위노조는 동일업종의 여러 업체 근로자들을 조합원
으로 규합,강력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교섭에 임할 수 있어 임금협상이나
단체교섭에서 사용자측에 큰 부담이 된다.

< 김광현.조주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