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 신임 대표는 한마디로 "강직하다"는 이미지로 국민들의
뇌리속에 강하게 남아 있다.

지난 81년부터 6년간 대법관을 역임할 때는 대법원의 전원합의체 판결
46건중 16건의 주심을 맡아 이 가운데 10여건에 대해 소수의견을 내놓았을
만큼 법이론에 관한한 소신을 굽히지 않는다는 평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문민정부 출범이후 감사원장과 국무총리로 재직하면서 원칙에
어긋나면 대통령에게라도 소신을 굽히지 않는 모습을 보여 국민들은 이대표를
생각할 때마다 "대쪽" "법대로"란 단어를 연상해 왔다.

이대표가 유력한 대선주자로 선명한 이미지를 남기고 있는 것도 이같은
전력에 힘입은 바 크다는 것이 중평이다.

마른 용모와 융통성이 없어 보이는 인상 때문에 한때 여론에서 뒤처지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대선가도에서 그의 강점은 안팎으로 "강직하다"는
이미지다.

더욱이 노동법 파동 한보사태 김현철씨 국정개입 의혹 등 날만새면 새로운
탈법과 비리가 폭로되는 정국상황과 맞물려 그의 "상품가치"에 높은 평점이
매겨진 것이 이번 대표 발탁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같이 일해본 사람들은 이대표의 그릇을 강직한 성품으로만 담아내기
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감사원장 재직시 그는 직원들로부터 "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따뜻한 인물"
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빈틈없는 처신은 엄격한 자기관리와 함께 "사고하는" 습성에서 상당
부분 비롯된 것으로 측근들은 보고 있다.

또 일에 대한 몰두와 추진력 사안의 핵심에 대한 직관적 판단력에서도
남다른 특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이대표 진영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도 그의 잠재력과 식견 그리고
집요한 설득노력이 병행된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의 차기 지도자론은 <>국민이 신뢰할 수있는 도덕성 <>21세기 문명사적
변혁을 헤쳐나갈수 있는 통찰력과 판단력 <>어려운 일을 피하지 않고 국민적
합의를 이뤄 나가는데 필요한 결단력과 용기로 압축된다.

경제에 대해서도 이대표는 "각종 제도와 시스템이 후진적"이라며 "방만하고
비효율적인 기업이나 정부조직 시장원리를 저해하는 각종 경쟁 제한적 규제가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제약하고 있다"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도 많다.

무엇보다 그가 현실정치에서 한번도 제대로 검증받지 못한 미숙한 경험이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법대로"의 성품이 긍정적인 측면에서만 과대 포장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
도 제기되고 있다.

아무튼 이번 대표 임명을 통해 그는 새로운 정치 지평을 경험할 것으로
보인다.

갖가지 난제가 즐비한 시국에서 정치력에 대한 냉엄한 검증은 물론 대선주자
로서 자질까지 시험받는 험난한 앞날이 기다리고 있다.

황해도 서흥에서 출생한 이대표는 선영이 있는 충남 예산을 고향으로 여기고
있으며 부친을 따라 광주 청주 서울에서 성장했다.

서울법대 4학년 재학시 사시(8회)에 합격, 서울지법 인천지원 판사를 거쳐
지난 81년 최연소로 대법관에 임명됐다.

부친 이홍규(91)옹도 대검 검사를 지낸 법조집안 출신으로 부인 한인옥
(59)씨와의 사이에 2남 1녀를 두고 있다.

이홍구 전 대표와는 경기고 서울 법대 동기동창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3월 14일자).